[오바마 2기의 미국] 오하이오 '자동차벨트' 일자리 약속…근로자, 오바마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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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주 초접전…무엇이 승부 갈랐나
제조업 지수·실업률 개선에 자신감
롬니='부유층 백인' 선거전략 주효
제조업 지수·실업률 개선에 자신감
롬니='부유층 백인' 선거전략 주효
그야말로 손에 땀을 쥐게 했다. 하이라이트는 경합주의 개표 과정이었다. 플로리다주와 버지니아주에서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미트 롬니 공화당 후보가 득표율 50%를 경계선으로 최종 개표까지 엎치락뒤치락했다. 오바마는 이 2개 주를 포함해 경합주로 분류된 9개 주 중 8개 주에서 간발의 차이로 롬니를 꺾어 6일(현지시간) 미국 대선에서 승리했다. 경합주에서 오바마는 롬니보다 80명 많은 95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해 승리를 결정지었다.
○경합주 대부분에서 승리
개표 초반만 해도 두 후보는 누구도 쉽게 승리를 장담하기 힘든 초접전을 벌였다. 최대 접전지로 점쳐졌던 오하이오에서 득표율 1~2%포인트 내의 각축전을 벌였다. 29명의 선거인단이 걸린 플로리다주에서도 롬니가 선전하며 오바마를 바짝 추격했다.
그러나 오바마는 다른 경합주인 아이오와 네바다 펜실베이니아주 등지에서 잇따라 우세를 보이며 앞서나갔다. 민주당 텃밭인 캘리포니아 등 서부 연안 지역의 투표함이 열리면서 승리를 확정지었다.
오바마와 롬니 간 전국 지지율(50% 대 48%)에서 큰 차이가 없었지만 선거인단 확보 격차가 벌어진 것은 각 주에서 한 표라도 더 얻은 후보가 해당 주에 배정된 선거인단을 모두 갖고 가는 미국 특유의 선거방식 때문이다.
○공업지대, 히스패닉 공략 주효
오하이오 등 중서부 경합주에서는 “민간 고용시장을 정부가 살리겠다”는 오바마의 공약이 노동자 표를 끌어모았다. 중서부는 자동차, 자동차 부품, 철강 등 미국의 제조업체들이 몰려 있는 공업지역(Rust Belt)이다. 롬니는 같은 문제에 대해 “시장에 맡기고 개입을 줄이겠다”고 했다.
전체 유권자의 10%에 달하는 히스패닉도 오바마 편이었다. 오바마는 대선 초반부터 불법체류자 가정 자녀들에게 합법적인 입학과 취업을 보장하는 법안(Dream Act)에 지지의사를 분명히 했다. 당내 반발에 부딪혀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롬니는 4년 전 존 매케인 당시 공화당 후보보다 적은 표를 히스패닉에서 얻은 것으로 추산된다.
선거일을 앞두고 개선된 각종 경제지표도 오바마에겐 호재였다. 여름 동안 50을 밑돌았던 제조업지수가 9월부터 50을 넘어 상승, 경기확장 기대감이 높아졌다. 역대 대선 결과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실업률도 9월 7.8%, 10월 7.9%로 오바마 재임 기간 중 가장 좋았다. 실업률 7.2%를 넘기고도 재선에 성공한 것은 1984년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다. 두 사람 모두 대선 직전에 실업률이 개선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지지층 결집도 한몫
롬니에게 ‘부유층 백인’의 이미지를 덧씌운 오바마의 선거전략도 주효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롬니가 소수자 권리에 부정적이라는 오바마 측의 주장이 먹혀들면서 오바마의 기존 지지층이 결집했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 출구조사에 따르면 흑인의 90%가 오바마를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55%와 연 소득 5만달러 이하 저소득층의 60%가량도 오바마에게 표를 던졌다.
대선을 1주일도 채 남겨 놓지 않고 미국 동부 연안에 상륙한 허리케인 샌디도 오바마를 도왔다. 현역 대통령으로서 복구과정을 진두지휘하면서 중도적 입장이었던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