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수 GS 회장은 에너지 유통 건설을 3대 축으로 한 글로벌 전략 거점으로 중국과 싱가포르 등 신흥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허 회장은 지난 4일부터 이틀간 싱가포르에서 사장단 회의를 가졌다. 지난해 중국 칭다오에 이어 세계 3대 석유시장인 싱가포르를 적극 공략해 불황을 이겨내겠다는 취지에서다. 허 회장은 지난달 17일 서울 본사에서 가진 4분기 GS임원모임에서도 “난관을 이겨내고 비전을 달성하겠다는 결의와 미래에 대한 구상, 그리고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갖고 사업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너지 사업 박차

GS는 급변하는 경영환경과 불확실성에 대비해 에너지, 유통, 건설 등 주력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올해 1월 지주회사인 (주)GS의 물적분할을 통해 설립된 GS에너지는 아랍에미리트(UAE) 유전개발사업, 미국 네마하 유전개발 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6월 GS칼텍스와 영업양수도 계약을 통해 GS칼텍스가 하고 있던 녹색성장사업, 자원개발사업, 가스 및 전력 사업 등을 비롯해 GS칼텍스가 보유하고 있던 13개 자회사 및 지분투자회사, 4개의 유전개발 광구, 충남 보령의 LNG터미널 부지, 서울 성내동 연구·개발(R&D)센터 등을 인수했다.

GS에너지는 셰브론과 50 대 50 합작사인 GS칼텍스와 달리 100% (주)GS 자회사로 과감한 투자와 빠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올해 GS에너지 설립과 사업구조 개편은 GS그룹이 2004년 LG그룹에서 분리한 이래 가장 큰 변화로 꼽힌다.

GS에너지는 지난 3월 한국석유공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아부다비국영석유회사(ADNOC)와 공동으로 3개 미개발 광구의 조광권에 대한 공동운영 및 투자를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한국컨소시엄은 전체 지분의 40%를 인수, 향후 상업생산시 보유 지분만큼의 원유 확보가 가능해졌다.

GS칼텍스는 기존 정유 및 석유화학, 윤활유 사업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지상유전’으로 불리는 고도화시설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6만배럴 규모의 제3중질유분해 시설을 준공했고 2013년 완공 목표인 하루 5만3000배럴 규모의 제4중질유분해 시설 기공식을 가졌다. 제4중질유분해 시설이 완공되면 GS칼텍스는 하루 26만8000배럴의 국내 최대 고도화 능력과 최고 고도화 비율을 갖추게 된다.

GS글로벌은 지난 5월 미국 원유가스 탐사·개발·생산 전문업체인 미국 롱펠로에너지 자회사가 보유한 오클라호마 육상 네마하 광구 지분 2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며 해외자원개발 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이 광구의 탐사자원량은 1억BOE(석유환산배럴) 이상으로 추정되며 GS는 앞으로 9년간 3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또 중국 하이난다오 우드펠릿 합작투자 및 바이오디젤사업 등 신재생에너지사업 분야도 투자를 확대할 예정이다.

○위기대응체제 가동

GS건설은 내년에도 글로벌 경제 및 국내 건설시장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위기대응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과도한 저가 수주를 지양하고 질 중심의 수주를 추진하는 한편 글로벌 자금시장 경색에 대비해 안정적인 현금 확보에 주력한다는 전략이다. . 이와 함께 GS건설은 지난 5월 스페인의 글로벌 수처리 업체인 이니마를 인수하는 등 신성장 사업 발굴에도 힘쓰고 있다.

GS샵은 글로벌 경제위기에 따른 내수 침체, 종합유선방송자(SO) 송출 수수료 인상 등 국내외 경제의 불확실성에 대비해 내실경영에 더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기존 사업의 성장을 위해 ‘통합소싱’을 확대하고 GS샵만의 독점 상품과 차별화된 상품을 개발해 상품 역량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또한 지난 2월과 4월 베트남과 중국 시장 진출을 통해 글로벌 경제위기 위험을 분산함으로써 위기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능동적으로 극복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정성택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