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사를 상대로 상습 폭행과 성추행 등을 한 군인은 현역 복무에 적합하지 않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전지방법원 제1행정부(김미리 부장판사)는 7일 10여년간 부사관으로 군에 복무하다 전역 처분을 받은 A씨가 육군참모총장을 상대로 낸 전역 처분 취소청구 소송에서 원고 청구를 기각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현역복무 부적합 여부 판정은 참모총장이나 전역심사위원회 등에서 자유재량으로 판단할 사항"이라며 "결정 과정에서 명백한 법규 위반이 없는 이상 군의 특수성에 비춰 당국의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고 전제했다.

이어 "원고는 일상적으로 폭언·욕설·인격모독행위·성추행을 저질러 하급자에게 모욕감과 성적 수치심을 불러일으켰다"며 "이 같은 사유로 2009년 근신처분을 받고도 비슷한 잘못을 거듭해 2년 뒤 감봉처분을 받은 사실을 보면 건전한 병영문화를 해친 점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육군부사관학교 출신인 A씨는 2008년부터 3년여간 병사에게 구타·가혹행위·폭언·부적절한 신체 접촉 등을 했다는 이유로 전역심사위원회 의결을 거쳐 2011년 5월 전역 처분을 받았다.

A씨는 "10여년간 성실히 군 생활하며 13번의 표창을 받은 점 등을 비춰 전역 처분은 지나치게 가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대전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wald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