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포주공1단지 재건축 정비계획안이 통과됨에 따라 개포지구는 앞으로 5개 단지, 전체 1만5000여가구가 대규모 재건축 행렬에 나설 수 있게 됐다. ‘21세기형 도심 미니신도시’로 탈바꿈될 개포지구는 단지 남측이 대모산 등의 녹지로 둘러싸여 있고, 대치·도곡동 일대 기존 고급 주거단지와도 가까워 개발이 완료되면 집값이 오를 수 있는 여지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자문팀장은 “강남권에서 보기 드문 대규모 주거단지여서 희소가치가 있다”며 “가구당 대지지분은 큰 저층 단지여서 추가 분담금도 다른 재건축 단지보다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들 5개 개포지구 단지 중에서는 실수요자 선호도가 높은 전용면적 85㎡형(분양면적 33평형)을 배정받을 수 있는 주택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예상된다. 1단지 42㎡형, 3단지 42㎡형, 시영 40㎡형 등이 대표적이다. 매매 가격이 5억8000만~5억9000만원 수준인 1단지 42㎡형은 대지 지분(17.24평)이 높은 편이다. 현지 중개업계는 1억7500여만원을 추가로 내면 전용면적 85㎡형 입주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7억~8억원으로 강남권 대단지에 전용면적 85㎡형 새 아파트를 장만하는 셈이다.

현재 시세가 각각 6억2000만원과 4억9000만원에 형성된 3단지 42㎡형(대지 지분 16.94평)과 개포시영 40㎡형(대지 지분 15.83평)도 실수요자나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물건이다. 채은희 개포공인 대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점 수준으로 가격이 떨어져 있어 투자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제 갓 재건축사업이 시작되는 초기 단계여서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서울시가 개포지구 일대에 권고 중인 재건축 이전 옛 아파트 1개 동을 보존하는 ‘미래 유산화’에 대해 반대하는 주민들이 많아 당장 재건축사업에 착수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또한 사업 완료까지는 오랜 기간(5~10년)이 소요되기 때문에 장기간 투자금이 묶인다.

개포지구 재건축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재건축은 건축심의 등 각종 인·허가가 까다로워 사업기간을 정확히 확정하기가 어렵다”며 “일러야 2017년 이후에나 순차적 입주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