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퍼들은 클럽을 교체하거나 용품을 구입할 때마다 수입 정품인지, 병행 수입품인지, 짝퉁인지를 놓고 고민한다. 인터넷이나 다른 매장에서는 더 싸게 팔지 않을까 뒤끝이 개운하지 않을 때도 있다. 판매사원들이 마진 높은 제품을 강권하는 바람에 자신과 맞지 않는 클럽을 구입할 때도 있다.

그러나 이런 고민이 줄어들 전망이다. 기존의 골프용품 유통 채널이었던 일반 골프숍(일명 로드숍) 대신 대형 골프용품 매장이 속속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뢰할만한 곳에서 자신의 스윙과 체형에 맞는 수입 정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게 됐다.

골프존은 ‘골프용품 살 땐 골프존마켓’이라는 모토 아래 골프용품 유통업계의 ‘카테고리 킬러(상품 분야별 전문매장)’를 꿈꾸고 있다.

카테고리 킬러란 한 가지 상품군을 특화해 한자리에서 여러 브랜드를 비교 구입할 수 있도록 한 전문매장이다. 골프존마켓에서는 50~60여개 브랜드의 클럽과 용품, 액세서리 등을 원스톱으로 쇼핑할 수 있다.

지난해 8월 분당에 1호점을 낸 골프존마켓은 수도권에 11호점을 개장했고 연내에 15호점까지 열 계획이다. 내년에는 광역시에 25호점까지 개장하고 2015년까지 60호점 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골프존은 지속적으로 매장을 늘려 시장 지배력을 강화함과 동시에 외국 유명 골프 브랜드의 직수입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병철 골프존 과장은 “골프존마켓은 합리적인 가격과 양질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골프전문백화점”이라며 “스크린골프를 이용한 시타실까지 갖춰 고객의 구질, 스윙에 가장 적합한 클럽을 추천해준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전국 40여개 점포에서 골프용품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다른 곳은 임대업자가 팔지만 이마트는 국내 공식 수입대리점을 통해 정품을 전량 매입해 판매하는 새로운 거래 방식을 도입했다. 현금으로 선매입하면서 가격을 낮춰 이마트발 ‘가격 파괴 바람’을 몰고 오기도 했다.

유명 클럽 메이커들은 직영 매장을 늘리고 있다. 타이틀리스트는 내년 3월부터 타이틀리스트 의류와 골프볼과 클럽, 액세서리, 풋조이 골프화 등 타이틀리스트와 풋조이의 전제품을 판매하는 매장을 10곳 개장한다. 백화점 등 25곳에도 타이틀리스트 의류 전문 매장을 개장할 계획이다.

테일러메이드는 이미 서울 압구정, 도곡, 서초점에 직영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 피팅시설과 스윙분석실을 갖추고 클럽 구매자들에게 서비스하고 있다.

그동안 골프용품을 팔던 로드숍은 조만간 사라질 운명에 처했다. 의정부에서 로드숍 ‘탑골프’를 운영하는 장호엽 씨(54)는 “200m 거리에 골프존마켓이 들어섰다. 앞으로 로드숍은 5년을 버티지 못하고 전부 사라질 전망”이라며 “인터넷 쇼핑몰도 이마트의 매장 수, 자금력, 상품기획력을 따라잡기 어려워 명맥을 유지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