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사진)이 “해외 생산기지는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본다”며 당분간 양적 성장보다는 질적 성장에 무게를 두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정 회장은 9일 브라질 상파울루주 피라시카바시에서 열린 현대차 브라질공장 준공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대·기아차가 1년에 700여만대를 내수와 수출을 통해 판매하고 있는데 이 중 해외 비중이 80%가량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현재 해외 수요를 감안하면 내년 완공할 기아차 중국 3공장 이후에는 추가로 해외 공장에 투자할 계획이 없다는 뜻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는 다만 브라질에 대해서는 투자 확대 여지를 남겼다. 정 회장은 “브라질은 시장 규모가 크기 때문에 이후 상황을 보고 투자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현대차는 시장과 판매 상황을 보며 현재 연간 생산능력 15만대인 브라질공장 규모를 연 30만대로 늘려가는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정 회장은 물량공급 부족 사태를 빚고 있는 미국에서의 공장 신증설 문제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미국 시장의 재고 및 공급 물량 부족에 대한 대책을 묻는 질문에 “현대차 입장에서는 고마운 일”이라고 우회적으로 답변했다. 그는 올해 현대·기아차의 예상 판매량에 대해 “당초 목표인 700만대보다 많은 705만대에 이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피라시카바(브라질)=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