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자산가, 경매로 40억대 상가 매입…年 8~9% 수익
서울 강남에 사는 자산가 이모씨는 최근 경기 화성 동탄신도시에 들어선 근린상가를 경매를 통해 구입했다. 7개 점포가 들어서 있는 상가다. 감정가격이 50억원으로 높은 편이라 처음에는 망설였다. 하지만 인근 상가들이 7% 이상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어 지나치게 고가만 아니면 괜찮을 것으로 판단했다. 이씨는 투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지인 3명과 공동 입찰해 감정가 대비 80% 수준인 40억원에 낙찰받았다. 그는 “리모델링 후 임대료를 올려 받으면 최소 8~9%의 수익률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경매로 저렴하게 산 덕에 수익률을 높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최근 강남 부자들이 수익형 부동산 경매로 눈을 돌리고 있다. 과거에는 경매에 대한 부정적 인식 때문에 제값을 주고 사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에는 상가 오피스텔 다가구주택 등의 경매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추세다. 경매를 통해 수익형 부동산을 싸게 구입하면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매전문업체인 부동산태인 관계자는 “자산가들의 경매 입찰이 잇따르면서 최근 수익형 부동산의 경매 경쟁률이 꾸준히 오르는 추세”라고 말했다.
강남 자산가, 경매로 40억대 상가 매입…年 8~9% 수익
○수익형 부동산도 경매로

수익형 부동산은 안정적인 월세 수입을 얻을 수 있어 최근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는 아이템이다. 강은현 EH경매연구소 대표는 “자산가들이 수익형 부동산 경매에 관심을 가지면서 문의·대기 수요가 잇따르고 있다”며 “주로 50억~200억원대 근린상가나 저평가된 지역의 오피스텔 등을 많이 본다”고 말했다.

서울 잠실에 사는 30대 김모씨도 그런 경우다. 김씨는 독산동에 있는 오피스텔을 최근 경매를 통해 7550만원에 구입했다. 감정가인 9100만원에서 시작해 한번 유찰돼 7280만원까지 떨어졌을 때 이 가격을 써내 낙찰받았다. 이 오피스텔의 임대가는 보증금 1000만원에 월 50만원으로 연 임대수익은 600만원 정도다. 김씨는 “등기비 법무비 등 부대비용을 포함해 총 8000만원을 들인 것을 감안해도 연 수익률이 8.5% 수준”이라며 “시중금리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강북·비도심 물건 수익률 높아

강남 자산가, 경매로 40억대 상가 매입…年 8~9% 수익
수익률 측면에선 강남 등 핵심 상권 지역보다는 강북·비도심 지역의 상가·오피스텔 등이 낫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핵심 상권의 경우 감정가 대비 낙찰가율이 높아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드는 만큼 수익률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고준석 신한은행 청담역지점장은 “대학가 주변이나 KTX환승역 주변처럼 유동인구가 몰리는 지역의 오피스텔·상가 중 저평가된 물건을 공략하는 것이 좋다”며 “홍익대 건국대 주변 등 이미 값이 비싼 지역보다는 경희대 서울시립대 동국대 주변 등이 좋다”고 조언했다. 근린상가는 강남 이면도로의 어설픈 상가보다는 강북의 전면도로 상가가 낫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지방에서는 규모가 큰 산업단지 부근이나 대학가가 밀집해 있는 지역 중 저평가된 물건들이 추천할 만한 아이템이다. 임대 수요가 꾸준하면서도 초기 투자 비용이 낮아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

○고가 낙찰 피해야

경매 전문가들은 “입찰 전에 반드시 현장에 가서 물건과 주변 상권을 눈으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산가 A씨는 최근 감정가 대비 40% 가격에 경매시장에 나온 서울 영등포 근린상가를 낙찰받으려다가 현장을 확인하고 마음을 돌렸다. 고가도로 주변에 있어 접근성이 떨어지고 배후 상권도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A씨는 “서류상으로 확인했을 땐 주변에 공장과 기업체가 많은 지역이라 유동인구가 풍부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막상 가보니 달랐다”며 “현장을 방문하지 않았으면 투자에 실패할 뻔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또 “아무리 좋은 물건이라도 지나치게 높은 가격에 낙찰을 받는 것은 피하라”고 조언한다. 초기 비용 투입이 많아 수익률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최근 경매시장에선 경쟁 과열로 수익형 부동산이 고가에 낙찰되는 사레가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예컨대 지난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진행된 서울 방배동 지하상가 52㎡형은 감정가 1억5800만원보다 비싼 1억5877만원에 낙찰돼 낙찰가율이 100%를 넘었다. 오피스텔도 최근 시장이 과열되면서 낙찰가율이 90%에 달하는 경우가 많아 연 수익률이 5%를 넘지 못하는 사례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한다.

곽명휘 KB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감정가 대비 낙찰가가 낮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것도 아니다”며 “감정이 시세보다 높게 되는 경우도 있는 만큼 해당 감정가가 적절한지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상가는 업종 제한이 있거나 취득세를 중과세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이런 물건을 낙찰받으면 원하는 만큼 수익을 올리지 못할 수도 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