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시장의 중심은 확실히 모바일로 옮겨가고 있다. 그리고 시장은 제2의, 제3의 '애니팡'을 만들어낼 회사를 탐색하고 있다. [한경닷컴]은 3회에 걸쳐 모바일게임 업체들의 현재를 살펴보고 앞으로의 성장성을 짚어본다.<편집자 주>

국내 최대 게임전시회 지스타(G-Star)를 휩쓴 것은 모바일 게임이었다.

지난 8~11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된 지스타에서 전시된 온라인 게임은 10여편에 불과한 데 반해 모바일 게임 미공개 신작은 60종이 넘었다.



◆ 모바일게임 시장 춘추전국 시대…터줏대감 컴투스게임빌

컴투스와 게임빌은 모바일게임 시장의 양 강자로 불린다. 두 회사는 1990년 후반~2000년 초 설립부터 모바일게임에만 주력해 10여년간 축적된 게임 개발 노하우와 탄탄한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컴투스는 글로벌 오픈 마켓을 통해 50여종, 국내 오픈마켓을 통해서는 70여종의 모바일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다. 게임빌도 국내를 포함한 글로벌 오픈 마켓에서 100여종의 모바일게임을 서비스 중이다. 두 기업은 올해 말~내년 초에도 10종 이상의 게임을 출시할 예정이다.

다만 게임 색채는 회사별로 다르다.

컴투스는 대표작 '타이니팜'처럼 여성의 관심을 끌 만한 아기자기한 디자인이 강점이다. '타이니팜'은 다양한 동물을 기르고 교배해 자신만의 특색있는 농장을 가꾸는 게임이다. 지난해 9월 정식 글로벌 서비스를 시작한 뒤 1000만건 이상 다울로드 됐다. 지난달에 열린 2012 한국국제게임컨퍼런스(KGC)에서는 모바일 부문 우수작으로 선정됐다.



박지영 컴투스 대표는 지스타에서 "모바일게임은 특정 유저나 디바이스를 위한 것이 아니라 일반인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유저에게 어떤 감성적인 경험을 하게 해줄 것인지, 그런 본질적인 부분을 잊지 않고 만들려고 한다"고 밝혔다.

반면 게임빌은 다소 남성성이 짙다.

게임빌의 인기작은 '에어펭귄', 야구 게임인 '프로야구' 등이다. '에어펭귄'은 펭귄이 빙산을 뛰어다니는 게임으로 지난해 4월 애플 앱스토어에서 출시 직후 앵그리버드를 제치며 유료게임 순위 1위에 오른 바 있다. 해외 업체의 권유로 시작된 캐릭터 사업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프로야구'는 2002년 출시돼 세계적으로 4500만건 다운로드됐다.

이경일 게임빌 이사는 "게임빌 작품 이용자의 90% 정도가 남성 고객으로 파악됐다"며 "올해 말까지 신작이 약 17개 출시될 예정인데 다양한 분야를 공략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개발 실력을 갖춘 두 회사는 글로벌 플랫폼 강화에도 주목하고 있다. 카카오톡 등 타사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유통할 경우 수익을 나눠가져야 하는 데다, 자사 브랜드와 유통력을 높일 수록 퍼블리싱 파워를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서비스를 시작한 '컴투스허브'는 현재 글로벌 가입자 약 5000만명을 보유한 국내 최대 규모의 모바일 게임 소셜 플랫폼이다. 글로벌 유저간 소셜 네트워크를 활성화하고, 클라우드 기능으로 게임 정보를 저장할 수 있다. 지난 1일에는 국내 모바일게임 기술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2012년 ‘대한민국 인터넷 대상’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컴투스는 또 국가별 공략을 위해 중국 차이나모바일의 앱마켓 'MM', 일본 NTT 도코모의 앱마켓 'dmenu', 국내 SK텔레콤의 앱마켓 'T스토어' 등 한·중·일 주요 이동통신사들의 로컬 오픈마켓에 자체 브랜드샵을 설치했다.

이에 대항하는 게임빌의 글로벌 모바일게임 플랫폼은 '게임빌 서클'이다. '게임빌 서클'은 게임빌 게임을 설치한 글로벌 유저들에게 신규 게임을 프로모션 할 수 있도록 개발된 서비스 마케팅 플랫폼이다. 게임빌 서클'은 현재 국내에서 5000만건, 해외에서 1억2000만건 다운로드 됐다.

이 이사는 "스포츠 게이머에게 퍼즐 게임 광고는 거추장스러울 수 있다"며 "RPG 게이머에게는 RPG나 그에 비슷한 성향의 게임을 권하는 식으로 유저를 세분화해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 무서운 추격자 위메이드

컴투스와 게임빌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뛰는 자'라면 후발주자인 위메이드는 '기는 자'에 불과했다. 그러나 내년 모바일게임 신작 50여종을 쏟아내며, 위메이드가 '나는 자'가 될 수 있을 지 시장은 주시하고 있다.

위메이드는 MMORPG '미르의 전설'로 이름을 알린 온라인게임 회사였다. 이제 사람들은 위메이드를 모바일게임 '캔디팡'을 만든 회사로 기억한다.

위메이드가 자체 개발해 서비스 중인 모바일게임은 '캔디팡'을 포함해 현재 4개에 불과하다. 그러나 '캔디팡'은 하루 평균 1억원 수준의 매출을 올리는 효자 상품이 됐고, RPG 소셜 게임인 '바이킹아일랜드'는 기술력 등을 인정받아 2012년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선데이토즈의 '애니팡'을 제치고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위메이드는 또 내년부터는 모바일게임 주력 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위메이드'는 700명에 달하는 모바일 게임 개발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국내 최대 규모다. 내년 예정작은 40~50종. 국내 시장의 반응을 살펴 단계적으로 해외 시장에도 진출할 예정이지만 이미 시장 조사는 일단락 지었다.

석주완 위메이드 상무는 "'캔디팡'에서 서버장애가 일어났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느냐"며 "그러기가 쉽지 않은데 '캔디팡'은 지금껏 서버장애를 일으킨 적이 없다"며 기술력을 자신했다.

그는 이어 "내년 상반기 이후로는 모바일게임의 트랜드가 캐쥬얼에서 MORPG든 전략육성게임(AOS)이든 3인칭슈팅게임(TPS)이든 콘솔게임에서 즐겨왔던 다양한 장르로 바뀔 것으로 예상한다"며 "온라인게임 개발 노하우를 가지고 게임빌이나 컴투스와는 다른 방향으로 전략을 가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 증권업계의 평가는?

증권업계에서는 모바일게임 시장 선두업체로서 컴투스와 게임빌의 성장성은 높이 사고 있다. 그러나 위메이드에 대해서는 기대와 불안감이 엇갈린다. 모바일게임 업체로의 변화에 투자비용이 늘면서 올 2, 3분기에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안재만 키움증권 연구원은 "컴투스는 소셜네트워크게임(SNG) 장르 개발력이 돋보이고 게임빌은 SNG에 집중되지 않고 다양한 장르에서 매출이 나온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내년 컴투스의 분기 영업이익은 100억원대로 안착할 것"이라며 "내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6.8% 증가한 423억원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게임빌에 대해서는 "4분기에 주력 시리즈 4종(프로야구, 제노니아, 카툰워즈, 에어펭귄)이 출시돼 이후 실적이 기대된다"고 판단했다. 그는 내년 게임빌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6% 증가한 38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동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는 "게임빌은 컴투스의 '타이니팜'이나 JCE의 '룰더스카이'처럼 수명주기가 긴 대박 SNG 게임은 없지만 '프로야구', '제노니아' 등 흥행보증 시리즈물을 매년 출시하고 있고 '에어펭귄'. '카툰워즈' 등 월매출액 10억원 수준의 흥행 게임을 지속적으로 내고 있어 오히려 투자 대상으로서의 안정성이 탁월하다"고 말했다.

컴투스에 대해서는 "3분기에는 신작 연기,마케팅 비용 증가로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24% 감소했지만 4분기에는 신작 게임 효과, 카카오톡 게임 및 라인 게임 출시 효과 등으로 다시 한 번 큰 폭의 성장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2000년대 인터넷 비즈니스 혁명기의 엔씨소프트와 NHN 주가수익비율(PER) 평균 수준인 PER 27배(올해 예상 실적 기준)을 적용해 목표주가를 게임빌 16만5000원, 컴투스 9만5000원으로 제시했다.

위메이드는 내년부터 실적이 본격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재석 삼성증권 연구원은 "위메이드는 국내 최대 개발 인력을 확보했고 모바일 플랫폼과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어 본격적으로 모바일게임을 출시하면 이익이 큰 폭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영업 비용 증가, 내년 게임 흥행 여부 등은 불확실성으로 남아있다.

김석민 현대증권 연구원은 "위메이드의 모바일게임 시장 방향 전환은 굉장히 좋은 전략이지만 아직 본격적으로 모바일 게임 실적이 확인되지 않아 공식적인 투자 판단을 내리지 않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에 모바일 신작 파워가 확인되면 커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