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내 구성원들과의 갈등으로 지난 5월 사퇴한 김진규 전 건국대 총장(60)이 총장 재임 시절 학교 공금 수억원을 횡령한 사실이 학교 자체 감사 결과 추가로 드러났다.


12일 건국대에 따르면 김 전 총장은 지난해 5월 서울의 유명 대학병원 외과 A교수를 건국대병원 교수로 영입하는 과정에서 병원 측으로부터 ‘스카우트비’ 명목으로 2억원을 받아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건국대 관계자는 “김 전 총장이 병원 교수에 대한 임용 권한도 없으면서 A교수를 데려오겠다며 병원 측에 돈을 요구해 2억원을 받았다”며 “돈을 어디다 썼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건국대는 조만간 이사회를 소집해 김 전 총장에 대한 검찰 고발 여부와 횡령금 회수 조치 등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김 전 총장의 학교 공금 횡령 의혹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건국대 교수협의회와 교직원노조, 동문교수협의회는 지난 9월 “김 전 총장이 업무추진비 1억5000만원을 영수증 없이 사용하고, 병원에서 환자 진료를 하지 않고도 연간 2300만원의 진료수당을 받았다”며 김 전 총장을 배임·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었다.


김 전 총장은 지난 5월 교수협의회와 노조, 이사회 등 학내 구성원들이 도덕성 문제로 사퇴를 요구하자 임기를 4개월가량 남기고 총장직에서 물러났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