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시장의 중심은 확실히 모바일로 옮겨가고 있다. 그리고 시장은 제2의, 제3의 '애니팡'을 만들어낼 회사를 탐색하고 있다. [한경닷컴]은 3회에 걸쳐 모바일게임 업체들의 현재를 살펴보고 앞으로의 성장성을 짚어본다.<편집자 주>

모바일게임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2012 게임백서에서 올해 국내 모바일게임시장 매출이 전년 대비 49.4% 증가한 6328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3~2014년에도 모바일게임 시장은 30~40%대의 고속 성장할 전망이다.

기존 대형 온라인 게임업체들도 모바일게임 시장을 '돈을 벌 수 있는 곳'으로 인식하면서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다. 다만 기존 사업에 대한 개발도 계속 이뤄지고 있는 만큼 NHN 외에는 모바일게임 산업에 대대적으로 뛰어 들기는 부담스러워하는 눈치다.


◆몸 푸는 NHN(한게임)…자체 개발력에 플랫폼(라인)까지

대형 게임사 중 가장 적극적인 것은 NHN(한게임)이다. 게임은 NHN의 올해 반기 매출 중 26%(3041억원)를 차지할 만큼 주요 사업이다.

NHN은 이미 모바일게임 시장 진입과 함께 산업 구조를 바꿔놨다. NHN은 지난해 10월 퍼블리싱 야구게임 '런앤히트'를 시작으로 스마트폰게임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개시했다. 동시에 '놀라운 무료게임'이라는 슬로건으로 당시 다운로드 자체가 유료였던 모바일게임시장을 다운은 무료, 아이템은 유료라는 부분유료화 모델로 변화시켰다.

한 게임업체 관계자는 "외국에서는 아직도 유료 다운로드 모바일게임이 많은데 한국에서는 대부분 무료가 돼 버렸다"면서도 "대신 유저가 확대되고 아이템 판매가 증가해 수익구조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NHN은 자체 개발팀 이외에도 지난해 4월 설립된 스마트폰게임 개발 전문 자회사 오렌지크루를 통해 신작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NHN은 현재, 퍼즐에서부터 소셜네트워크게임(SNG), 스포츠, 역할수행게임(RPG)까지 20여종에 이르는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는 중이다. 지난 8~11일에 열린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 지스타(G-Star)에서는 '골든글러브'와 '피쉬 아일랜드'를 선보였다.



NHN의 또다른 경쟁력은 모바일 메신저 '라인'이다. '라인'은 '카카오톡'처럼 메신저인 동시에 게임 등 콘텐츠를 유통시키는 플랫폼 기능을 한다. 다만 '라인'은 일본 등 글로벌 시장을 노려 NHN의 자회사이자 일본법인인 NHN재팬이 주된 사업 전략을 맡고 있다.

'라인'은 국내보다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라인' 가입자는 전 세계적으로 7300만명을 돌파했으며 이중 절반 가까이가 일본 가입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모바일게임 선두주자인 컴투스, 게임빌, 위메이드 모두 '라인'을 통해 일본 시장을 공략할 계획을 갖고 있다.

현재 '라인'을 통해 출시된 모바일게임은 '라인버즐' 하나 뿐이지만 연내 국내·외 모바일게임 10종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은상 NHN 게임부문 대표는 "내년에는 NHN의 국내외 웹·모바일 플랫폼과 게임사업을 유기적 연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은 조심스런 네오위즈게임즈·CJ E&M(넷마블)

네오위즈게임즈는 네오위즈인터넷과의 합병을 결의하며 모바일게임 사업에 본격 진출할 것을 시사했지만 구체적인 전략은 구상 단계다,

네오위즈게임즈와 네오위즈인터넷은 2007년 네오위즈로부터 각각 인적, 물적 분할된 회사다. 당시에는 네오위즈게임즈가 온라인 게임을, 네오위즈인터넷은 음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모바일게임 등을 맡고 분업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모바일게임 시장이 확대되면서 플랫폼과 콘텐츠를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아직 합병이 진행 중이라 구체적인 모바일게임 산업 전략은 미정인 상태다. 두 회사의 합병은 오는 22일 주주총회를 거친 뒤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등 합병 절차를 밟게 된다. 합병기일은 내년 1월1일이다.

네오위즈게임즈는 올해 지스타에서도 온라인게임 '블레스'와 '야구의신' 전시에만 주력했다.

네오위즈게임즈 측은 "네오위즈게임즈와 네오위즈인터넷은 각각 모바일게임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이런 역량을 합치려는 것"이라면서도 "아직은 내년 사업보다는 합병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CJ E&M은 지난해부터 모바일 사업을 전개해오고 있지만 아직 성과를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CJ E&M은 올해 '카오스베인SE', '마구매니저', '베네치아스토리' 등 10여종의 게임을 출시했다. CJ E&M은 또 내년 초까지 18종 이상의 신작을 통해 라인업을 강화시켜 갈 예정이다. '마구매니저'는 2012아시아시리즈의 타이틀 스폰서로 선정됐고 '카오스베인se'와 '베네치아스토리'도 카카오톡 게임하기에 오르는 등 준수한 성과를 내고 있지만 아직까지 '대박 게임'은 없는 상태다.

◆ 증권업계는 NHN '주목'

증권업계에서는 모바일게임에 가장 적극적인 NHN에 주목하고 있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모바일 게임의 최종승자는 플랫폼 사업자"라며 "NHN의 게임 부문 매출은 전세계 7300만 가입자를 확보 중인 모바일 메신저 '라인'을 통해 본격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NHN은 3분기 실적을 통해 온라인과 모바일 광고에서 1위 사업자로서 경기둔화에 따른 영향이 제한적인 것이 확인됐다"며 투자를 권했다.

김진구 NH농협증권 연구원도 "'라인'의 성공적인 안착으로 NHN의 일본 매출 비중은 2013년, 2014년, 2015년에 각각 31.8%, 43.4%, 50.7%로 그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라인의 가치를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네오위즈게임즈, CJ E&M에 대해서는 단기간에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시각이다.

최관순 연구원은 "네오위즈게임즈의 네오위즈인터넷 흡수 합병은 중장기적인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겠지만 주력 온라인게임의 재계약 여부가 불투명하고 모바일게임 시장 경쟁도 격화되고 있어 합병 법인의 펀더멘털 개선은 다소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최경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CJ E&M에 대해 "개발 비용 증가, 매출액 감소 등으로 게임사업부가 전체 이익을 훼손하고 있다"며 "모바일게임 중에서는 주력 게임인 '마구마구'가 있지만 경쟁사에서도 야구 게임을 잇따라 출시해 모바일게임 경쟁력이 강하다고 보기 힘들다"고 판단했다.

그는 다만 "온라인게임 신작인 하운즈와 마계촌 등이 오는 12월 오픈베타서비스(OBS)에 들어갈 예정이라 게임 분야 실적이 반등할 수 있고 방송 부문 실적이 지속 개선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