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BMW·벤츠 잡겠다던 신형 LS 타보니…"
도요타자동차의 플래그십(최고급) 세단 렉서스 LS가 6년 만에 새롭게 탄생했다. 도요타는 2006년과 2007년 출시된 'LS 460'과 'LS600hL'의 페이스 리프트(부분 변경) 모델 '올 뉴 LS'를 내놓았다.

신형 LS 개발을 담당한 와타나베 다카시 부수석 엔지니어는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 경쟁 브랜드와 충분히 겨룰 수 있는 차량을 완성했다"고 자신했다.

LS의 강점인 정숙성과 승차감을 이어가면서도 젊고 대담해진 모습으로 변신한 신형 LS. 독일 브랜드의 아성이 굳건한 플래그십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을 출발해 다시 돌아오는 30여km 코스에서 사륜구동 모델 'LS 460 AWD'를 시승했다.

◆ 날렵해진 디자인과 세심한 배려…"최고급이 뭔지 보여주겠다"

전면 디자인은 공격적인 이미지가 물씬 풍겼다. 전면부에 적용된 '스핀들 그릴'과 이전 모델보다 30mm 늘어난 전장은 신형 렉서스의 역동성과 날렵함을 잘 드러냈다.
[시승기] "BMW·벤츠 잡겠다던 신형 LS 타보니…"
운전석에 앉자 12.3인치의 대형 디스플레이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탄성이 절로 나왔다. 가독성이 좋아 3D 네비게이션 길 안내 기능이 빛을 발하는 느낌이다. 네비게이션 화면이 작아 불편했던 BMW 차량과 비교하면 운전 중 안정감이 훨씬 좋다.

화면을 조정하는 마우스 형상의 컨트롤러나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의 넒은 공간은 사용자를 세심하게 배려한 증거다. '시마모쿠'라는 천연 줄무늬 목재가 스티어링 휠을 비롯해 곳곳에 배치됐다. 플래그십 세단의 고급스러움이 잘 반영됐다.

[시승기] "BMW·벤츠 잡겠다던 신형 LS 타보니…"
차량 뒷좌석은 최고급 세단이 무엇인 지를 잘 보여준다. 2개의 좌석사이로 중앙 콘솔방식의 콘트롤 시스템에선 시트 각도 조절과 안마 등 다양한 기능을 버튼으로 쉽게 조작할 수 있게 했다.

파워 백 선셰이드와 리어도어 파워 선셰이드는 한 여름이나 대낮에 뜨거운 도로를 달릴 때 강한 햇빛을 차단시켜준다. 운전석과 조수석, 뒷자석 모두 승차감이 좋았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차량 높이가 낮은 것. 185cm의 장신인 동료 기자가 운전석에 앉았는데 머리가 천장에 닿아 불편한 자세로 주행을 했다. 신형 LS의 전고는 1465mm로 경쟁 차종인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1480mm)나 BMW 7시리즈(1471mm), 현대자동차 에쿠스(1495mm)에 비해 낮다.

◆ "소리없이 강하네!"…플래그십 세단 질주본능 드러내다

도로를 달릴 때 노면음이나 진동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듣기에 적당한 정도의 엔진 사운드는 운전의 즐거움을 배가시켰다. '노이즈 리덕션 휠' 기술을 적용해 사람이 들었을 때 소음으로 인식할 수 있는 음역대의 주행음을 제거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전반적으로 핸들과 페달의 응답성이 양호했다. 정지 상태에서 가속 페달을 밟을 때 조용하게 앞으로 나가는 점도 신형 LS의 정숙성을 잘 보여준다.

차선 변경시 사각 지대의 접근 차량을 도어미러의 점등을 통해 알려주는 '사각지대 감지 장치'와 렉서스 최초로 도입된 '오토매틱 하이빔 시스템(AHB)' 기능 등은 운전의 안정성을 높여줬다. 5가지의 드라이빙 모드에는 컴포트 모드가 새롭게 추가됐다.

젊고 대담해진 신형 LS의 드라이빙 성능은 어떨까.

주행모드를 스포츠 S+에 놓고 인천대교를 달려봤다. 묵직하고 얌전하기만 할 것 같은 플래그십 세단에 숨겨진 질주 본능이 존재감을 드러냈다. 서서히 속도를 160km까지 높였다. 차체의 떨림이나 진동이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공차중량 2t의 차량이 이만큼 매섭게 치고나갈 수 있다는 게 놀라웠다. 짜릿한 드라이빙 성능을 만끽했다.

신형 LS는 전체부품 2만 개 중 기능부품의 절반인 3000개가 교체됐다. 차량 내외부와 주행 성능, 엔진 및 파워트레인 튜닝 등의 변화를 거쳤다. LS460 AWD에는 4608cc V8 DOHC 듀얼 VVT-i 엔진이 장착됐다. 최고출력 362마력, 최대토크 47.6 kg∙m의 힘을 낸다. 8단 자동 변속기가 조합된 복합 연비는 7.8㎞/ℓ(도심 6.6㎞/ℓ 고속 10.0㎞/ℓ)다. 가격은 1억2170만 원.

송도=한경닷컴 김소정 기자 sojung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