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안전캠페인 6편-일산화탄소 중독사고]

주말 아침 늦잠을 자고 있던 박민수 씨(가명·42세)는 아내와 딸의 "속이 좋지 않다"는 투정에 잠이 깼다.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다시 잠을 청하던 박 씨에게 아내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방 문을 열어 본 박 씨는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아들을 발견했다. 박 씨의 아들은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고 다행히 치료 후 무사히 퇴원했다.

지난해 11월 발생한 이번 사고의 원인을 조사한 결과 가스보일러 배기통이 이탈하면서 그 틈으로 나온 일산화탄소(CO)에 중독된 것으로 밝혀졌다. 아침부터 속이 좋지 않다던 아내와 딸도 누출된 일산화탄소로 인한 증상을 호소한 것이었다. 더 늦었다면 가족이 큰 변을 당할 수 있는 아찔한 순간이었다.
아내의 "속 좋지 않다" 투정 알고 보니…일산화탄소 중독 '주의'
실제로 동절기에는 가스보일러 사용량 증가에 따라 일산화탄소 중독사고 발생률도 높아진다.

14일 한국가스안전공사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발생한 가스보일러 사고 중 일산화탄소 중독에 의한 사고가 74.1%로 가장 많았다. 다른 형태의 사고의 경우 인명 피해가 크지 않지만 일산화탄소 중독사고는 적지 않은 인명 피해가 발생한다.

한국가스안전공사 관계자는 "지난해 가스보일러 사고로 인해 사망 4명, 부상 43명이 발생했다" 며 "사망은 전년에 비해 1명이 늘었고 부상은 전년 대비 28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어 "가스보일러 사고는 전체 가스사고에 비해 사망률이 5.8배 정도로 높다"며 가스보일러 사고의 위험성을 강조했다.

공사 측은 가스보일러를 처음 가동하기 전 배기통이 빠져 있거나 꺾인 곳은 없는지 전문가를 통해 반드시 점검받고, 배기통 안의 이물질을 제거해 폐가스의 역류로 인한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를 미리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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