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물류시장 규모는 2013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의 약 3배인 3조300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물류산업은 다국적 기업들이 생산기지를 글로벌화하고 국가 간 자유무역협정(FTA)이 확산되면서 고속성장이 이뤄지고 있는 유망 산업 중 하나다. 국내 물류산업도 최근 5년간 연평균 9%의 성장을 기록했다.

세계 물류시장 동향을 살펴보면 DHL, FeDex 등 글로벌 물류기업들은 전통적 물류 서비스인 운송·보관에만 머물지 않고 조립, 가공, 컨설팅, 금융 등의 서비스로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환경문제가 이슈로 떠오르면서 대형 화주 등 소비자도 물류기업을 선택할 때 친환경적인 물류 활동 여부를 주요인으로 고려하는 추세다. ‘녹색 물류’가 새로운 경쟁력의 원천이 되고 있는 것이다.

녹색 물류란 화물의 운송·보관·하역 과정에서 에너지 효율성을 최대한 높여 온실가스를 최소화하는 일련의 노력이다. 화물을 운송할 때 에너지 효율이 낮은 수송 수단인 트럭 항공기 대신 선박 철도 등을 활용하거나 여러 화주의 화물을 모아 공동으로 배송하는 공동 물류 등이 대표적이다. 선진 물류기업들은 탄소발자국제도 등을 통해 녹색 물류 활동에 소비자의 참여를 유도함으로써 친환경 기업 이미지를 높이고 있다.

이런 세계적인 움직임과 달리 국내 물류시장은 단순한 가격 경쟁 위주의 시장에 머물러 있다. 국내 물류산업의 고부가가치화와 물류기업의 해외 시장 진출 확대를 위해서는 물류 서비스의 질적 수준 향상이 필요하다. 따라서 녹색 물류는 물류 효율화 과정을 통해 물류기업의 원가 구조를 개선하고 화주·물류기업·개인 차주 등 물류 활동에 참여하는 주체 간의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함으로써 물류 서비스의 질을 한 단계 높이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해 국토해양부는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에 따라 설정된 물류 분야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과 물류산업 효율화 및 선진화를 위해 ‘2020 물류 분야 온실가스 감축 이행 방안’을 수립해 추진 중이다. 육상운송 물량을 철도나 선박으로 전환하고 제3자 물류와 공동 물류 확산을 위한 세제 지원 등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물류·화주기업의 자발적인 온실가스 감축을 유도하기 위한 물류에너지 목표관리제, 녹색물류 전환사업 등도 지원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육상운송업계의 위·수탁 및 다단계 구조, 화주와 물류기업 간 불공정 거래 관행 등 물류업계가 풀어야 할 숙제는 여전하다. 녹색 물류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화주기업과 물류기업, 협력업체, 개인 차주 간의 긴밀한 협조 체제 구축이 필수적이다. 물류활동 참여 주체가 모두 윈-윈할 수 있는 녹색 물류야말로 물류산업의 해묵은 숙제를 해결할 수 있는 또하나의 대안이 될 것이다.

주성호 <국토해양부 2차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