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황이 나쁜 해에는 아예 와인 제조를 포기해요.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장인정신을 이어갈 겁니다.”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와이너리 ‘가야’의 가이아 가야 대표(33·사진)는 “좋지 않았던 1972년, 1980년, 1984년, 1992년, 2003년 빈티지를 생산하지 않았다”며 이렇게 말했다. 한국 소비자들에게 이탈리아 명품와인을 소개하기 위해 최근 방한한 가야 대표는 “철저하게 품질을 지키기 위한 가야의 철학”이라며 “정해진 밭에서 프랑스 보르도산(産) 최고급 와인 수준인 연 35만병만 생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가야 대표는 150년 역사를 가진 가야와이너리의 5대 후계자다. 고집스러운 장인정신과 달리 가야는 유연한 실험정신으로도 유명하다. 이탈리아 피에몬테 지역 와이너리 중 처음으로 프랑스 산 오크통을 도입했으며, 보르도의 대표 품종인 카베르네 소비뇽을 심는 등 관습을 깨며 고품질의 와인을 생산했다. 세계 와인 업계에서 ‘피에몬테의 와인 여왕’으로 불리는 그는 “이탈리아 포도품종인 네비올로는 어떤 품종보다 섬세하다”고 말했다.

가야 대표는 국내 시장에 대한 기대도 나타냈다. 그는 “이탈리아는 경제 위기로 불황이 심각하지만 가야는 와인 생산량의 80%를 수출하고 있어 위기를 넘겼다”며 “떠오르는 시장인 한국 미국 중국 등에 이탈리아 와인의 우수성을 알리겠다”고 말했다. 가야와인의 국내 수입사는 신동와인이며 주요 품목은 스페르스2007(53만8000원), 바르바레스코2008(35만2000원), 마가리2009(11만9000원) 등이다. 주요 백화점과 와인숍에서 판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