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비롯한 브릭스(BRICS) 국가들의 경제성장이 끝나간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민간 경제분석기관인 콘퍼런스 보드(Conference Board)가 2025년까지의 세계경제 전망 보고서를 통해 중국·인도·브라질의 향후 경제성장률이 급격하게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한 데 따른 것이다. 브릭스가 더 이상 세계경제를 이끌지 못할 것이란 경고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중국 경제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이다. 성장률은 올해 7.8%에서 내년 6.9%로 낮아지고, 2014~2018년엔 평균 5.5%, 2019~2025년엔 평균 3.7%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저임금, 해외에 의존하는 기술, 집약적인 투자를 통한 선진국 따라잡기 전략이 한계에 처할 것이란 분석이다. 인도와 브라질도 마찬가지다. 인도는 2014~2018년 4.7%, 2019~2025년 3.9%로 계속 내리막이고 브라질 역시 각각 3.0%와 2.7%로 곤두박질칠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대해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브릭스 기적은 끝났다’는 분석기사를 실었다. 브릭스가 이른바 ‘중진국 함정’에 빠질 것이란 얘기다. 이들 나라의 두 자릿수 경제성장은 조만간 아름다운 추억으로 회상될 것이란 말까지 나온다. 그렇다고 세계경제가 유럽과 일본을 바라볼 상황도 못 된다. 모두 2025년까지 1% 안팎에 그치는 저성장이다. 심지어 프랑스는 사실상 제로성장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한다. 세계경제가 장기 저성장으로 갈 것이란 관측에 점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남은 것은 미국밖에 없다. 당장 미국에서는 셰일가스발(發) 에너지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기술발전으로 셰일가스 개발이 가속화되면서 이미 미국 내 천연가스 가격은 15달러에서 2달러대로 급락했다. 게다가 개발 규모는 한도가 없을 정도다. 제조업체의 원가절감 효과를 추산하기조차 힘들다. 더욱이 미국은 석유생산량에서도 2020년에 가면 세계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칠 것이라고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전망하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지는 사설에서 이를 놓고 ‘사우디 아메리카’라고 표현했다. 세계경제가 대 전환기를 맞고 있다. 이런 거대한 흐름을 놓치면 한국도 끝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