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세진 교수의 경제학 톡] 주택 매매가격과 전·월세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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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매매가격이 하락세다. 반면 전·월세가격은 계속 오르고 있다고 한다. 주택 매매가격과 전·월세가격,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까?
이 지면을 통해 여러 번 이야기했지만, 가격은 사려는 쪽(수요)과 팔려는 쪽(공급)의 보이지 않는 공방 속에 결정된다. 주택을 사고파는 데 상대적으로 수요가 많으면 주택이 귀해져서 가격이 올라가고, 반대로 공급이 많으면 주택이 흔해져서 가격이 내려간다. 그런데 주택을 사고판다는 것은 그 대상에 따라 둘로 나눌 수 있다. 즉 주택 자체를 사고팔 수도 있지만, 주택의 거주 기능만을 사고팔 수도 있는 것이다. 전자는 매매시장을, 후자는 전·월세시장을 형성한다.
매매시장이든 전·월세시장이든 주택의 공급 물량은 단기간에 변하기 어렵다. 주택을 짓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택 매매가격과 전·월세가격은 비교적 고정된 공급량에 비해 수요가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 주로 결정된다.
주택의 매매가격이 하락세인 것은 매매 수요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경기침체로 소득이 줄어든 가구가 많아 수요가 감소했을 수 있다. 또 이제 더 이상 인구가 급격히 늘지 않는 것도 장기적인 수요 감소 요인이 된다. 물론 저출산으로 가구당 평균 가구원 수가 줄어들고, 1인 가구도 늘어나고 있어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주택에 대한 수요는 오히려 증가한 면이 있긴 하지만 전체적인 수요는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주택 매매가격의 하락을 가장 부추기는 것은 반등할 것 같지 않은 가격의 하락세 그 자체인 것 같다. 즉 경기 상황이나 인구성장세로 볼 때 주택 매매가격이 오르기 어렵다는 예상 때문에 사람들이 주택을 사려 하지 않는 것이다.
이렇게 주택 매매 수요에서 빠져나온 사람들이 전·월세 수요를 형성한다. 누구나 살 곳은 필요한 까닭에 주택을 사지 않으면 대체 관계에 있는 거주 기능이라도 사야 하는 것이다. 거주 기능을 사는 데 그에 대한 대가를 직접 지불하는 방식(월세)이나, 보증금을 제공하여 보증금에 대한 예금이자 등 수익금을 간접적으로 지불하는 방식(전세)도 있다.
주택 매매시장의 수요 감소는 전·월세시장의 수요 증가로 이어진다. 전·월세 공급은 큰 변화가 없는데 수요가 증가했으니 전·월세가격이 올라가는 것이다. 더구나 최근 수적으로 증가세에 있는 젊은 1~2인 가구의 경우 집을 반드시 소유해야 한다는 의식이 약해 주택시장에 처음 진입할 때 매매 수요가 아닌 전·월세 수요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또 역시 증가세인 노인 1인 가구도 상당 부분 전·월세 수요에 포함되고 있다.
여러 상황을 고려해 볼 때 주택 매매 수요가 조만간 크게 증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만약 전·월세 수요가 지금보다 더 늘어난다면 전·월세의 전반적인 가격 상승은 물론이고, 저금리 기조를 고려할 때 전·월세 공급자들이 선호하는 월세가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주택이 우리 삶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생각할 때 이런 변화들은 사회 전반에 큰 반향이 있을 것이다. 그 결과가 나쁘지만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민세진 < 동국대 경제학 교수 sejinmin@dongguk.edu >
이 지면을 통해 여러 번 이야기했지만, 가격은 사려는 쪽(수요)과 팔려는 쪽(공급)의 보이지 않는 공방 속에 결정된다. 주택을 사고파는 데 상대적으로 수요가 많으면 주택이 귀해져서 가격이 올라가고, 반대로 공급이 많으면 주택이 흔해져서 가격이 내려간다. 그런데 주택을 사고판다는 것은 그 대상에 따라 둘로 나눌 수 있다. 즉 주택 자체를 사고팔 수도 있지만, 주택의 거주 기능만을 사고팔 수도 있는 것이다. 전자는 매매시장을, 후자는 전·월세시장을 형성한다.
매매시장이든 전·월세시장이든 주택의 공급 물량은 단기간에 변하기 어렵다. 주택을 짓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택 매매가격과 전·월세가격은 비교적 고정된 공급량에 비해 수요가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 주로 결정된다.
주택의 매매가격이 하락세인 것은 매매 수요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경기침체로 소득이 줄어든 가구가 많아 수요가 감소했을 수 있다. 또 이제 더 이상 인구가 급격히 늘지 않는 것도 장기적인 수요 감소 요인이 된다. 물론 저출산으로 가구당 평균 가구원 수가 줄어들고, 1인 가구도 늘어나고 있어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주택에 대한 수요는 오히려 증가한 면이 있긴 하지만 전체적인 수요는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주택 매매가격의 하락을 가장 부추기는 것은 반등할 것 같지 않은 가격의 하락세 그 자체인 것 같다. 즉 경기 상황이나 인구성장세로 볼 때 주택 매매가격이 오르기 어렵다는 예상 때문에 사람들이 주택을 사려 하지 않는 것이다.
이렇게 주택 매매 수요에서 빠져나온 사람들이 전·월세 수요를 형성한다. 누구나 살 곳은 필요한 까닭에 주택을 사지 않으면 대체 관계에 있는 거주 기능이라도 사야 하는 것이다. 거주 기능을 사는 데 그에 대한 대가를 직접 지불하는 방식(월세)이나, 보증금을 제공하여 보증금에 대한 예금이자 등 수익금을 간접적으로 지불하는 방식(전세)도 있다.
주택 매매시장의 수요 감소는 전·월세시장의 수요 증가로 이어진다. 전·월세 공급은 큰 변화가 없는데 수요가 증가했으니 전·월세가격이 올라가는 것이다. 더구나 최근 수적으로 증가세에 있는 젊은 1~2인 가구의 경우 집을 반드시 소유해야 한다는 의식이 약해 주택시장에 처음 진입할 때 매매 수요가 아닌 전·월세 수요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또 역시 증가세인 노인 1인 가구도 상당 부분 전·월세 수요에 포함되고 있다.
여러 상황을 고려해 볼 때 주택 매매 수요가 조만간 크게 증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만약 전·월세 수요가 지금보다 더 늘어난다면 전·월세의 전반적인 가격 상승은 물론이고, 저금리 기조를 고려할 때 전·월세 공급자들이 선호하는 월세가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주택이 우리 삶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생각할 때 이런 변화들은 사회 전반에 큰 반향이 있을 것이다. 그 결과가 나쁘지만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민세진 < 동국대 경제학 교수 sejinmin@dongguk.ed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