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최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를 공격할 때 쓰는 용어가 진짜와 가짜다. 박 후보를 가짜로 지칭하고, 본인을 ‘진짜’로 비교하는 식이다. 후보 단일화 국면에서 박 후보에 대한 자신의 경쟁력 우위를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박 후보와의 대립각을 피해왔던 안 후보가 본격적으로 박 후보와 각 세우기를 한 것은 지난 5일 광주 전남대 강연에서다. 그는 “박 후보와 새누리당이 지난 5년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하고 반성하는 것을 본 적이 있느냐”며 “그분이 말하는 변화가 진짜 변화일 수 없는 이유”라고 비판했다. 13일 중소기업중앙회 간담회에서는 “박 후보의 경제민주화는 무늬만 흉내낸 가짜”라고 공세를 폈다.

대선출마 선언 때부터 전면에 내세운 ‘정치혁신’도 안 후보만의 차별포인트다. 그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 국면에서 ‘새정치공동선언’에 최우선 순위를 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그렇지만 후보단일화 표심의 최대 승부처인 호남지역을 방문할 때면 ‘정권교체’를 강조한다. 그는 10월5일 전북 전주 우석대 강연에서 “정치개혁과 정권교체 두 가지를 이룰 수 있는 후보는 나”라며 처음으로 ‘정권교체’를 언급했고, 한 달 뒤 전남대 강연에서는 ‘정권교체’를 20번 넘게 언급했다.

경제 관련 화두는 ‘혁신경제’에서 ‘격차해소’로 변화했다. 모두 박, 문 후보가 사용했던 ‘경제민주화’와 차별화하기 위한 것이다. 안 후보는 출마선언 후 2주 동안은 경제민주화·복지와 혁신성장을 자전거 두 바퀴에 비유하며 혁신경제를 강조했다. 이후 10월4일 광주 조선대 강연에서 “경제민주화도 격차해소라는 시대정신의 한 부분”이라며 사회양극화, 지역, 대·중소기업 간 격차 해소를 강조하고 나왔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