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형 사모펀드 칼라일그룹이 아프리카 투자를 본격화한다. 선진국과 주요 신흥시장에서 투자 수익률이 하락하자 잠재력이 큰 아프리카 대륙을 선점하기 위해 글로벌 사모펀드들이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고 있다.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칼라일그룹은 최근 아프리카에 새로 설정한 ‘서브-사하라 아프리카펀드’의 첫 투자 대상으로 탄자니아의 농작물 무역회사인 엑스포트트레이딩그룹(ETG)을 선택하고 이 회사에 2억1000만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남아프리카 현지 사모펀드인 펨바니렘그로 인프라펀드와 스탠다드차타드(SC)의 아프리카 전문 사모펀드도 이번 투자에 참여한다.

ETG는 아프리카의 소형 농장들에서 커피, 캐슈(열대 견과류 열매) 등 25가지에 달하는 곡물을 사들여 중국, 인도 등 세계 시장에 판매하는 회사다. 지난해 8억84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올해 매출은 15억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ETG는 칼라일 등으로부터 투자받은 돈으로 아시아에 저장시설을 세우고 아프리카 물류망도 확장할 계획이다.

칼라일은 조만간 ‘서브-사하라 아프리카펀드’의 투자액을 5억달러까지 늘릴 계획이다. 세계 최대 사모펀드인 블랙스톤그룹은 이미 우간다의 부가잘리 수력발전소에 다른 파트너들과 함께 9억달러를 투자했다. 또 다른 대형 사모펀드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는 아프리카 전문 브로커와 자문사를 고용해 투자 기회를 물색 중이라고 WSJ는 전했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