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상의 라이벌로 꼽히는 한국의 이세돌 9단과 중국의 구리(古力) 9단이 삼성화재배 결승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이 9단은 14일 대전의 삼성화재 유성연수원에서 열린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준결승 3번기 제2국에서 최철한 9단에게 258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두며 종합전적 2-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이 9단은 2004년과 2007~2008년 우승 이후 사상 첫 삼성화재배 네 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이 9단은 우승 후 인터뷰에서 “결국 결승에서 붙고 싶었던 구리 9단과 만나게 됐다. 그동안 많이 대결해 봤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박정환 9단은 2010년 이후 2년 만에 이 대회 4강에 합류했으나 중국의 구리 9단에게 236수 만에 흑 불계패하며 0-2로 패해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1국에서도 백 불계패했던 박정환 9단은 이날 패배로 구리 9단에게 3전 전패에 머물렀다. 박 9단은 2010년 4강전에서도 허영호 9단에게 0-2로 지며 결승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2010년과 2011년 결승에 올라 각각 우승과 준우승을 거뒀던 구리 9단은 3년 연속 결승 진출을 확정지었다. 이 9단과 구리 9단은 지난 9월 더블 일리미네이션 방식으로 펼쳐졌던 이 대회 32강전에서 만나 세계대회 본선 사상 첫 4패빅 무승부를 연출했고 재대국을 펼친 끝에 이세돌 9단이 불계패했다.

이세돌 9단과 구리 9단의 공식 맞대결 전적은 8승1무13패로 이세돌 9단이 뒤져 있다. 중국리그 전적 등을 포함한 비공식 대국까지 포함해도 14승 1무 16패로 구리 9단이 리드하고 있다. 두 사람간 결승 맞대결은 이번이 세 번째로 2009년 LG배 세계기왕전 결승에서는 구리 9단이 2-0으로 승리했으며 2011년 제3회 비씨카드배 월드바둑챔피언십 결승에서는 이 9단이 구리 9단을 3-2로 꺾고 우승했었다. 세계대회 우승 횟수는 이세돌 9단이 15차례 우승해, 7번 우승한 구리 9단보다 두 배 이상 많다.

결승 3번기 제1국은 내달 11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릴 예정이다. 총상금규모 8억원인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의 우승상금은 3억원이며 제한시간은 각자 2시간에 1분 초읽기 5회가 주어진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