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윤호 SK플래닛 플랫폼기술원장(CTO)은 유독 말을 아꼈다. 대신 "글로벌이 목표라는 말은 허상이 아니다. 1년 뒤엔 많은 것이 달라져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전 원장을 14일 서울 삼성동 인터콘티넨털호텔에서 열린 '테크플래닛2012'에서 만났다. 테크플래닛은 SK플래닛이 처음으로 여는 개발자 대상 콘퍼런스. '글로벌 플랫폼'으로 성장한다는 SK플래닛의 목표를 알리는 자리이기도 했다.

SK텔레콤에서 분사한 지 1년이 갓 넘은 회사의 야심찬 포부였다. 그러나 세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준비한 전략과 기술을 뚜렷하게 제시하진 않았다.

이와 관련, 전 원장은 "아직은 말하기 어렵지만 실력있는 개발자들이 모여 글로벌을 타깃으로 한 서비스들을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며 "정확히 1년 뒤 두번째 테크플래닛에선 그간의 성과와 함께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적을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SK플래닛의 최종 경쟁사로는 페이스북, 구글 등을 꼽았다.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선 '참을성'이 가장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

"우리나라만을 타깃으로 삼았을 때는 실패로 인해 돌아오는 과실의 크기도 작기 때문에 큰 부담이 없습니다. 그러나 글로벌에선 얘기가 다르지요. 더 많이 투자하고 더 오래 기다려야 합니다. 구글이나 페이스북도 10억 명에게 그들의 서비스를 제공하기까진 오랜 시간이 걸렸고 기술적인 어려움도 해결해야 했습니다."

전 원장은 "SK플래닛의 변화에 가속도가 붙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개발자들 사이에서 'SK플래닛의 개발 환경이 좋다'는 입소문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때문에 실력있는 개발자들이 SK플래닛의 문을 두드리고 있죠. 이들이 SK플래닛의 성장에 도화선이 되어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술 분야 초기 멤버들이 좋아야만 가능한 일이죠."

SK플래닛 기술을 이끌고 있는 그가 '사람'을 우선시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전 원장은 1년 여간 개발자 채용에도 공을 들여왔다고. 100여 명이던 개발 인력은 최근 250~300명 수준으로 늘었다. 거의 매일 개발자 면접 일정이 잡혀있을 정도.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해외 현지에서도 인력을 충원할 예정이다.

전 원장은 "기존 서비스를 강화하는 데도 인력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K플래닛과 연계된 업무를 맡고 있던 SK커뮤니케이션즈의 일부 인력도 이동해 온다.

전 원장은 "미국 시장으로 진출하는 플랫폼은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며 "국내 스타트업 업체를 비롯해 SK그룹 계열사들과 함께 유기적인 협력을 해 글로벌에서 성공을 거두겠다"고 말했다.

SK플래닛은 T스토어, T맵 등 모바일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엔 모바일 메신저 틱톡의 글로벌 버전을 출시하고, 미국 법인 '틱톡 플래닛'을 설립하는 등 글로벌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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