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으로 실적 부진에 빠진 유통업계에 연말 ‘인사 칼바람’이 불 것으로 관측된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통 대기업들이 연말 임원 인사를 앞두고 막판 인선 작업을 진행 중이다.

롯데그룹은 점포 부지 확보를 둘러싼 신세계와의 갈등 및 실적 부진으로 일부 문책성 인사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기 임원 인사는 내년 2월께 있을 예정이다.

다만 인사의 폭이 크지 않을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해 취임 이후 올 초 대대적인 인사 개편을 통해 ‘신동빈 체제’를 구축했다는 게 배경이다.

신세계그룹에선 임기를 채운 구학서 회장이 당분간 유임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용진 부회장 체제가 안착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고 구 회장에 대한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의 신뢰도 두텁다는 이유에서다. 박건현 신세계백화점 대표와 최병렬 이마트 대표도 임기 3년을 채워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CJ그룹은 해외 사업 부문에서 대대적인 ‘물갈이’가 관측되고 있다.

이재현 회장은 지난 9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CJ글로벌 콘퍼런스'에서 계열사 사장단과 임원 70여명을 앞에 놓고 "책상에 앉아 보고서만 만들지 말라"고 경고한 바 있다. 10월 인사를 단행한 지난해와 달리 올해 인사가 늦어지면서 대대적인 임원 변동이 있을 거란 예측도 나온다.

동서식품, 한국야쿠르트, 하이트진로, 삼양식품, 농심 등은 경영권을 2세에 넘겨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정치권에서 경제민주화 바람이 거세지면서 연말 인사에 대한 고심이 커져가는 상황이다.

오리온은 특별한 인사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자금을 횡령, 유용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담철곤 회장이 올 1월 집행유예를 받고 석방됐지만 아직 3심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인사는 그 이후로 미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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