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부머 세대가 2020년부터 65세 이상의 고령층이 된다. 베이비부머 세대는 1차(1955~1963년생)와 2차(1968~1974년생)를 합쳐 국내 인구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거대 인구층이다. 이 세대는 자산과 소득 수준 또한 높아 ‘고령층은 구매력이 낮은 사회적 약자’라는 통념을 깨고, 부유하고 활동적인 새로운 실버 세대가 될 전망이다.

베이비부머 세대는 노후에도 젊고 능동적인 삶을 살려는 욕구가 강해 소비 방식도 지금의 고령층과는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소비 성향에 따라 다섯 가지 새로운 사업이 ‘실버 세대를 위한 젊은 비즈니스’로 떠오를 전망이다.

건강한 노년을 보내려는 욕구가 강해지면서 ‘프로액티브 케어(proactive care) 비즈니스’가 각광받을 것이다. ‘프로액티브 케어’란 질병을 예방해 육체적 건강을 유지하는 것은 물론 정신적, 심리적 안정까지 추구하는 것을 말한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바이브런트 브레인스(Vibrant Brains)라는 기업은 50대 이상을 주요 고객으로 하는 두뇌헬스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운동 스파 테라피 등의 복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도시형 실버타운도 이런 사업의 한 사례다.

‘원거리 효(孝) 비즈니스’도 생겨날 것이다. ‘원거리 효 비즈니스’는 부모와 함께 살지 않는 자녀가 정보기술(IT) 서비스 등을 활용해 부모 봉양의 책임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사업이다. 일본에서는 자녀가 혼자 사는 부모의 신체적 변화나 가스 사용량 등에 관한 정보를 제공받으며 안부를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가 등장했다.

‘목적지향 휴(休) 비즈니스’도 확산될 전망이다. 그냥 쉬는 것이 아니라 전문가들과 함께 유적지 등을 다니면서 역사 문화 지리 등에 관한 지식을 얻는 것을 말한다. 미국에서 시작된 ‘로드 스칼러’ 프로그램은 여행과 교육을 결합한 것으로 전 세계 150개국에서 운영되고 있다.

‘베풂 지원 비즈니스’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베이비부머 세대는 경제 개발의 중심 세대로 활동하면서 숙련된 기술과 지식을 쌓았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가진 능력을 지역사회를 위해 베풀려는 의지도 강하다. 일본의 ‘경영지원 NPO클럽’은 대기업 임원 출신 실버 세대가 만든 단체로 저렴한 비용을 받고 중소기업을 위한 경영 컨설팅 활동을 한다.

베이비부머 세대는 이전 고령층에 비해 디지털기기에도 비교적 익숙한 편이다. 따라서 ‘스마트 실버 비즈니스’가 새로운 사업으로 떠오를 것이다. 실버 세대에 특화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온라인쇼핑몰이 인기를 얻을 전망이다. 미국의 ‘골드바이올린’은 실버 세대를 위한 온라인 쇼핑몰로 회원들로부터 ‘가장 스타일리시한 사이트’라는 찬사를 받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다른 어떤 세대보다도 자산과 소득 수준이 높은 베이비부머 세대의 고령화는 기업에 새로운 사업 기회를 제공한다. 2035년이면 전 세계 고령층의 30%가 한국 중국 일본 3국에 거주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새로운 실버 세대의 특성을 고려한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동아시아 실버 시장 진출을 위한 준비를 서두를 때다.

김정근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jkun.kim@sams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