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통한 사내기업가 육성이 지속성장·초생명기업 탄생 '밑거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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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t's master 혁신경영 (4) 사내혁신과 사내기업가
창업 기업가 90%,기업서 나와…점진적·파괴적 혁신 성공위해선 사내기업가 육성이 필수적 대안
아이디어만으로 사업 가능케…정보공유·자금지원 풍토 조성
메디슨 100명의 기업가 육성…7개 상장기업 탄생시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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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기업은 혁신을 통해 지속적으로 시장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된다. 혁신은 내부 혁신일 수도 있고 개방적 혁신(open innovation)일 수도 있다. 그런데 혁신은 본질적으로 기업가정신을 요구한다. 기업가 정신의 바탕에는 자기의 생각을 실현하려는 자아 실현이 자리잡고 있다. 자아 실현을 하려는 욕망은 가장 강력한 동기 부여다. 그것은 금전적 보상과 명예의 보상을 뛰어넘는다. 성공과 실패 프로젝트의 비교연구를 보면 성공과 실패를 가른 것은 인적자원이나 투입 재원이 아니었다.
성공한 프로젝트에는 프로젝트에 생명을 불어 넣는 챔피언들이 있었다. 실패한 프로젝트에는 샐러리맨과 관리자들만이 있었다. 조지 길더의 말과 같이 “혁신은 비(非)합리적인 과정이다. 그러나 그것이 역사가 증명한 자본주의의 기적이다.” 문제는 이런 혁신 챔피언들이 결국 회사를 떠난다는 데 있다. 혁신 챔피언은 항상 혁신에 성공하지는 못한다. 실패한 혁신 챔피언은 질시하는 다중에 의해 회사를 떠난다. 성공한 챔피언도 성공이 지속되면 창업을 위해 독립한다.
체계적인 챔피언 육성의 관점에서 사내 기업가정신(CE·corporate entrepreneurship) 연구는 더 중요해 지고 있다. GEM(global entreprenuership monitor)은 세계 사내기업에 대한 비교 연구조사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벤 카타라만과 스티븐슨, 왈콧 등 많은 학자들이 사내기업가정신 활성화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 소렌슨이란 학자가 2011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체 창업 기업가의 90%는 대학 또는 연구소가 아니라 기업을 모태로 하고 있다.
대부분의 창업은 사내기업가 단계를 거쳐 창업 기업가가 되는 것이다. 창업 연구에서도 사내기업 연구는 매우 중요하다. 왈콧은 2007년 MIT슬론 리뷰에서 사내기업가 육성 전략을 기회(opportunist)와 지원(enabler), 대리(advocater), 프로듀서(producer)로 분류했다. 베링거(1999)는 사내 기업가들이 발현하는 조직은 낮은 강도의 미래전략과 높은 강도의 집단 구조 등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사내기업가에 대한 기존 연구 자료들은 이들의 연구를 참조하기 바란다.
사내 기업가는 대기업의 혁신에 두 가지 측면에서 반드시 필요하다. GE 시스코 등 세계적 기업들은 사내에서는 점진적 혁신을 추구하고 와해적 혁신은 외부에서 조달해 온다. 이 두 가지 혁신 프로세스를 성공시키는 데 체계적인 사내기업가의 육성이 필수적인 대안으로 등장하고 있다.
기업 내 혁신을 주도하는 사내기업가의 육성에 대해 대안을 제시해 본다. 새로운 아이디어 구현에 필요한 핵심 요소를 제외한 나머지는 기존 기업의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기존 기업의 인프라와 새로운 사내 기업을 연결하는 일련의 프로세스를 개방시킬 필요가 있다. 이것이 사내기업가의 혁신 플랫폼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램 인터페이스)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API는 최소한 다음 다섯가지는 제공해야 한다.
우선 정보가 개방돼야 한다. 정보 API는 기업의 인트라넷과 같은 사내 공식·비공식 정보망과 접근이 가능해야 한다.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최대한 정보의 개방, 공유가 이뤄져야 한다. 이를 통해서 사내기업가들은 사업의 기회를 발굴할 수 있고, 자원을 조달하고, 사업 팀을 구성할 수 있게 된다.
두 번째가 기업의 재무시스템과 API가 제공되어야 한다. 개별 사내기업가가 관리적인 문제에 함몰되면 기업가정신 발현이 불가능해진다. 관리의 부담을 최대한 줄여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사내 재무시스템이 사내 기업활동을 뒷받침하고, 분석하고, 권고해줘야 한다. 기업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부가가치 창출이다. 부가가치 창출에 필요한 활동 정보 지원이 충분해야 한다.
세 번째는 기업의 가치 체계와 규정에 대한 공유가 필요하다.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가 공유될 때 시너지효과가 생긴다. 사내기업가는 본질적으로 기존 모기업의 기술 또는 시장의 시너지를 활용하는 데서 경쟁 우위가 가능해진다.
네 번째로는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내외부 조직에 대한 접근이 가능해야 한다. 기업의 구조적 정보가 공유돼야 하는 것이다. 사내기업은 핵심 역량에 집중하기 위해 주변 역량을 쉽게 구할 수 있는 개방 네트워크를 마련해야 한다.
다섯 번째는 구매, 총무, 홍보 등 관리 지원 체계를 공유해야 한다. 이 전체에 대한 멘토링 또는 컨설턴트가 사내에 필요하다. 여섯 번째로 자금의 공급이 필요하다. 누구든지 아이디어만 있으면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사내 벤처 캐피털(CVC)이다. CVC는 아이디어 단계, 프로토타입 구현단계, 시장 스케일링 단계로 운영될 수 있다.
이런 사내 벤처들의 활동 상황을 증권시장과 같이 사내 시장에서 공유할 수 있는 제도도 필요하다. 이런 API와 적절한 SDK(system development kit)가 제공되면 대기업은 사내 기업가들로 충만하게 될 것이다. 그들 한 명 한 명은 실패할 수 있다. 그러나 그들 전체의 기대값이 투입되는 자원보다 크면 기업은 혁신할 수 있다.
다음 단계에서는 사내 기업들이 사내 사업부가 되기도 하고, 전문회사(스핀 아웃)가 될 수도 있고, 독립적인 회사(스핀 오프)가 될 수도 있다. 이들이 모기업과 기술, 특히 시장 시너지를 공유하면서 기업은 기업가정신을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이 가능하게 된다. 필자는 이런 선순환 복합 기업 생태계를 ‘초생명 기업’이란 개념으로 제시한 바 있다. 실제로 메디슨은 이런 환경을 조성해 100명의 기업가를 육성하고 7개의 상장기업을 탄생시켰다.
기업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혁신의 효율성은 저하된다. 많은 대기업은 와해적 혁신을 외부에서 획득한다. 그러나 인수·합병(M&A)의 성공 확률은 대체로 30%를 넘지 못한다. 시스코의 성공에는 70%가 넘는 성공적인 합병 후 통합(PMI·post merge integration) 능력이 숨어 있다. 성공적인 소화-변형-흡수 능력의 비밀을 파헤치고자 한 연구가 동적역량(dynamic capability)이다(이현숙·DBR 2010).
이 연구의 결과는 결국 외부에서 획득한 혁신을 내부에서 활용하는 표준화된 루틴이 없다는 것이다. 결국 동적 역량은 사내 기업가의 역량이 될 수밖에 없게 됐다.
정리해 보면 ①대기업은 혁신의 비효율로 외부에서 혁신을 획득하는 개방 혁신을 추구한다 ②사내기업가가 획득한 혁신을 내부에서 적절하게 소화-변형-활용을 성공시킨다 ③이 과정에서 실패는 지원한다는 것이 대기업의 일반적인 혁신 프로세스로 정착해 가고 있는 것이다. 혁신이 열린 생태계의 활동이 된 것이다.
이민화 <디지털병원수출조합 이사장·KAIST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