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관계가 악화일로를 걸으면서 현대증권골든브릿지증권의 주가가 52주 신저가에 근접하고 있다.

15일 주식시장에서 현대증권은 오전 9시22분 현재 전날보다 1.64% 떨어진 7820원을 기록하며 사흘 연속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장중 7760원까지 밀리면서 지난 6월 4일 기록한 52주 신저가 7700원에도 바짝 다가섰다. 증시 활황기에 주당 3만5000원을 호가하던 것에 비하면 격세지감이다.

골든브릿지증권은 이날 보합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주가는 바닥 수준이다. 골든브릿지증권의 52주 신저가는 지난달 30일에 기록한 999원으로 현재 주가(1000원)와 1원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증권업황 부진으로 증권사들의 실적이 감소한 데다 노사 관계가 파열음을 내면서 투자심리가 더욱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증권 노조는 현대그룹 차원에서 노조를 파괴하려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측은 "노조가 현대그룹의 경영 비리를 저지하려 하자 그룹차원에서 노조를 탄압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조는 현대그룹 계열사 사장단 회의 녹취록 등을 증거로 제시하고 지난 7일 현대그룹 계열사 임원을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서울 남부지방검찰청에 고발했다. 노조는 또 오는 19일 서울 여의도 현대증권 본사 앞에서 집회를 가질 예정이다.

이에 대해 현대증권 측은 조합원들의 순수한 노조활동은 적극 보장하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회사 측은 "현대증권은 업계 최고 수준의 임금과 복지를 제공하고 있다"며 "현대증권이 노동조합을 탄압하거나 와해시키려 한다는 주장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골든브릿지증권은 단체협약 해지가 노사 갈등의 불씨로 작용하며 7개월째 노조 파업이 이어지고 있다.

회사 측이 지난해 10월 단체협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하자 노조는 지난 4월부터 총파업이라는 강경 맞수를 뒀다. 노조는 현재 207일째 파업 중이다. 노조는 단협 회복을 요구하는 동시에 이상준 골든브릿지투자증권 회장과 경영진을 업무상 배임·횡령 혐의로 고발했다.

골든브릿지증권은 지난 9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등의 문제로 검찰과 고용노동부의 압수수색을 당하기도 했다.

회사 측은 "노조가 주장하고 있는 의혹들에 대해서는 관련 감독기관들에 충분히 소명자료를 제출했다"며 "현재 노조와 교섭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사법당국이 소규모 사업장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벌이고 있는 데 대해서는 유감"이라고 말했다.

두 기업의 실적도 저조한 상황이다. 3월 결산법인인 골든브릿지투자증권은 2분기(7~9월) 순손실이 14억4100만원을 기록했다. 반기 누적 순손실은 22억2000만원이다.

현대증권은 아직 2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다. 1분기에는 연결 순손실 94억7700만원을 기록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불황으로 증권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는 비상 상황인데 노사마저 대립하면 위기극복은 물론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갈 수 없다"면서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시급히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