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정절벽(fiscal cliff)'에 대한 우려가 15일 국내 증시를 짓눌렀다. 이스라엘과 가자지구 공습 등 중동발(發) 불확실성 리스크도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여전히 미국의 소비지표도 부진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어 올해는 '연말 랠리'를 경험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기술적 반등 이상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예측 가능한 실적을 내놓고 있는 정보기술(IT) 업종이 가장 안전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은 "미국의 재정절벽과 관련해 가시적인 합의 계획이 나와야 향후 증시의 방향을 판단해 볼 수 있다"며 "재정절벽의 해법이 나오지 않는 가운데 기업들의 실적이 하향 조정될 경우 급락장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내년 초까지 재정절벽 합의와 글로벌 경기선행지수의 상승, 미래 기업의 이익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지지 않는다면 코스피지수는 1750선까지 미끄러질 수 있다고 오 부장은 전망했다.

오 부장은 따라서 연말까지 실적 개선주(株) 위주로 보유주식 비중 조절에 나서야 한다고 권했다.

그는 "적극 매매할 시기는 아니지만 가장 안정적인 실적주로 꼽히는 IT 관련주와 밸류에이션(퓽� 대비 주가수준) 매력이 큰 소재 및 산업재 업종을 보유해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소재와 산업재의 경우 가격적인 매력은 상당히 높기 때문에 모멘텀(상승동력) 발생 시 이익을 볼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어 "일단 중국의 경기선행지수가 3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고, 정권교체 역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 중국 경기 회복을 기대해 볼 만하다"라고 덧붙였다.

내수주와 일부 휴대폰 부품주의 '매수'가 유효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일각에선 연말 소비시즌을 기다리고 있지만 전세계 경기가 둔화되는 국면에 놓여있어 내년 상반기까지 경기가 하향 곡선을 그릴 수 있다"며 "따라서 경기방어 성격인 내수주 위주의 매매가 안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경기 민감주 중에서는 휴대폰 부품 관련주가 연말 소비 심리 회복의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다만 "지수가 조정을 지속하더라도 1800선 위에서 움직일 것"이라며 "과거 금융위기 이후 5년간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에 대한 지수 지지력이 가장 높았는데 1800선 초반이 PBR 1배"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