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에서 1만~2만원어치 물건을 훔친 ‘좀도둑’을 협박, 합의금 명목으로 거액을 뜯어낸 대형마트 보안요원 등이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 형사과는 절도범을 협박해 거액을 갈취한 혐의로 홈플러스 보안팀장 손모씨(31) 등 3명을 구속하고 보안요원 4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5일 밝혔다. 경찰은 해당 마트의 지침이 보안요원들의 이런 행위를 유발했다고 보고 해당 대형마트와 보안업체 임직원 등 21명도 경비업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손씨를 비롯한 보안업체 직원들은 2010년 7월부터 올해 7월까지 해당 대형마트의 수도권 10개 지점에 근무하면서 절도범 130명을 붙잡아 감금, 협박하고 합의금 명목으로 2억원가량을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폐쇄회로(CC)TV로 지켜보다 절도범이 계산대를 통과하면 붙잡아 보안팀 사무실로 끌고 가 본인 동의 없이 신체와 소지품, 차량을 수색하고 사무실에 감금한 상태에서 “경찰과 가족에게 알리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는 대부분 1만~2만원어치 물건을 훔친 여성으로 보안요원들은 이들을 추궁해 과거 절도 사실까지 허위로 진술하게 하고는 포인트카드로 확인한 매장 방문 횟수에 물건값을 곱하는 방식으로 수십~수백배에 이르는 합의금을 내게 했다. 이들은 이렇게 뜯어낸 합의금을 회사 측 손실보전금에 충당하고 일부는 개인 용도로 썼다고 경찰은 전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