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금융·햇살론·새희망홀씨·바꿔드림론 등 4대 서민금융 상품 연체율이 급등세다. 기본적으로 경기 침체 장기화의 영향이지만 서민금융 상품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를 정부가 부추긴 측면도 있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정부가 잇달아 주요 서민금융 상품의 신청 요건을 대폭 완화해주면서 도덕적 해이 우려를 키웠기 때문이다.

▶본지 6월1일자 A1면 참조

서민금융 연체율 급등 '비상'
금융위원회가 15일 발표한 ‘서민금융 지원 성과 및 향후 계획’에 따르면 실물경기 둔화와 가계부채 증가 등으로 인해 서민금융 상품 관련 연체가 계속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개월 사이 연체율이 가장 많이 오른 상품은 서민전용 저금리 대출상품인 햇살론과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로 전환해주는 바꿔드림론이다.

연체로 인해 금융회사가 대신 갚은 햇살론 대위변제율은 9월 말 현재 9.6%로 전분기보다 1.2%포인트 높아졌다. 바꿔드림론 대위변제율도 같은 기간 1.4%포인트 올라 8.5%에 달했다. 영세 자영업자의 창업·운영자금을 지원하는 미소금융은 같은 기간 0.8%포인트 상승한 5.2%, 은행들이 창구에서 판매하는 서민전용 대출상품 새희망홀씨는 0.2%포인트 오른 2.6%였다.

금융위 관계자는 “대출 대상이 저신용·저소득층인 점을 고려할 때 아직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경기 둔화 추세로 연체율이 지속 상승하고 있다”며 “서민금융의 취지를 살리되 부실을 최소화할 방안을 찾겠다”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전문가 컨설팅을 강화하고 성실 상환자에게는 금리를 내려줄 방침이다. 또 지역신용보증재단이 보증하는 햇살론은 보증사고와 대위변제자의 특성을 분석해 보증심사 시스템을 개선, 연체를 줄여 나갈 계획이다.

금융당국이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인 이유로 서민금융 상품 보증 한도 및 대상 범위 확대에 치중하면서 도덕적 해이를 불러왔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새희망홀씨 대출이 부진한 시중은행에 무리하게 대출을 독려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4대 서민금융 상품의 출시 이후 지원 규모는 81만여명에 총 7조3000억원이다.

상품별로는 미소금융이 2008년 7월 출시 이후 8만3046명(7134억원), 햇살론은 2010년 7월 이후 25만8119명(2조2889억원), 새희망홀씨는 2010년 11월부터 34만4624명(3조192억원), 바꿔드림론은 2008년 12월 이후 13만140명(1조3492억원)에게 지원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