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연 4% 금리를 적용하는데도 실수익률이 10%에 불과한 금융상품이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린손해보험은 연리 4.0%짜리 ‘리치저축보험’을 판매 중이다. 장기 확정금리형 상품으로, 만기는 3~10년이다.

은행권에서 만기가 가장 긴 장기주택마련저축(만기 7년 이상) 금리가 현재 연 3.5% 안팎인 데다 변동형이란 점을 감안할 때 적용 이자가 꽤 높은 수준이라는 평가다. 관련법에 따라 10년간 유지하면 이자소득세(15.4%)도 내지 않는다. 보험 상품인 만큼 보장 기능도 있다. 예컨대 신체 50% 이상 후유장해를 입으면 연간 납입액의 10%를 10년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실수익률이 지나치게 낮은 데 대해 고객들이 의아해한다. 눈에 띄지 않는 모집수당 등 초기 사업비(수수료)가 높은 탓이다. 이 회사가 설명하는 10년 후 환급률(월 10만원 납입 기준)은 110% 선이다. 10년간 총 1200만원을 불입하면 만기 때 1320만원 정도를 찾을 수 있다. 은행들이 적금 상품에다 연리 2.2%를 10년간 적용할 때의 수익률(세후 수령액 1321만원) 정도다.

금융계 관계자는 “설계사 모집수당이 워낙 높아 4% 고정금리를 적용해도 가입자들이 재미보기 어려운 구조”라며 “그런데도 장기간 확정금리를 줘야 하는 보험사 역시 리스크에 노출돼 있는 희한한 금융상품”이라고 지적했다.

수당을 챙기는 설계사만 빼고 가입자와 보험사 모두 이익을 보기 어려운 상품이라는 것이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