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군 숫자는 미스터리.’ 한국개발연구원(KDI)이 15일 ‘북한의 군인은 정말 몇 명일까’라는 보고서를 펴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흥미로운 제목과 달리 결론은 ‘알 수 없다’였다.

한국 국방부가 119만명, 국제 안보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를 가진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가 111만명가량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이 또한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KDI는 북한 군 숫자가 적게는 70만명, 많게는 116만명까지 차이를 보일 수 있다고 추정했다. 70만명으로 보는 근거는 북한의 2008년 인구 센서스(총조사)다. 당시 조사 결과를 보면 ‘군 부대 거주 인구’, 즉 군인 숫자는 70만2000명이다. 연령대별로는 16~19세가 19만명, 20~24세가 40만명, 25~29세가 8만7000명, 30세 이상이 2만5000명 정도다.

여기서 논란이 되는 대목이 25~29세 군인 숫자다. 북한의 징집 연령은 16세부터고 군 복무 기간은 10년이다. 16세에 징집되면 26세까지, 20세에 징집되면 36세까지 복무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20대 초반 군인 숫자가 40만명인데 20대 후반 군인 숫자가 5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드는 것은 상식적으로 맞지 않다는 것이다.

KDI는 세 가지 가능성을 따져봤다. 우선 북한 통계가 맞다는 가정이다. 이 경우 20대 후반 군인 숫자 감소는 식량난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1990년대 이후 극심한 식량난으로 징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

또 다른 가능성은 20대 후반 군인의 일부가 군 부대에 거주하지 않아 통계상 군인에서 제외됐거나, 북한이 고의적으로 군대 규모를 축소했을 수 있다는 점이다. KDI는 이 경우 다른 연령대의 징집 비율 등을 고려할 때 북한 군인 숫자가 104만~116만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세 가지 가능성 모두 검증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