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현대·기아차요? 큰 일 없습니다. 그러니 우리가 한국에 왔죠.”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그룹 본사 1층에서 만난 팀 슐츠 씨는 15일 기자가 현대·기아차의 연비 과장이 문제가 된 후 현지 상황을 묻자 이렇게 답했다. 슐츠 씨는 현대·기아차는 물론 BMW, 도요타, 포드 등 23개 브랜드를 판매하는 ‘슐츠 오토 그룹’의 오너다.

그는 “기아차 딜러 자격으로 한국에 초청받아 왔다”며 “현대·기아차 제품을 우리 딜러에 더 많이 배정해 달라고 요청할 정도로 미국에서 잘 팔리고 있다”고 전했다.

기아자동차는 지난 12일 미국 동부 지역의 딜러사 사장 및 주요 경영진 25명을 한국에 초청했다.

양재동 본사에서 만난 현지 딜러들은 대부분 “큰 문제 없이 지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동부지역의 또 다른 딜러 관계자는 “연비 문제가 있긴 하지만 파장이 크지 않고 이번 일로 인한 주문 취소 사례도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기아차와 한국에 대해 좋은 인상을 받으며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며 “한국에 와서 직접 눈으로 보니 제품의 품질에 대한 신뢰도가 더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들은 기아차의 생산공장 및 국내 주요 전시장, 양재동 본사, 서울 관광 등을 하고 오는 17일 출국할 예정이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지난 2일 현대ㆍ기아차 13개 차종의 연비가 실제보다 높게 표기됐다고 발표했다. 현대ㆍ기아차는 연비를 하향 조정하고 1인당 연간 평균 88달러씩 보상해주기로 했지만 지난 8일 일부 현대ㆍ기아차 소유주들이 이를 거부하고 8000억원대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