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정액 5억원 이상인 신규 국내 주식형 펀드의 60%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는 등 올해 새내기 펀드들의 성과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듭된 증시 부진과 주식형 펀드 투자자 이탈로 신규 펀드 출시가 드물었던 것은 물론 성과도 초라하다.

15일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신규 설정된 국내 주식형 펀드 44개(운용 펀드 기준, 상장지수펀드(ETF) 제외) 중 5억원 이상 자금을 모은 펀드(지난 13일 기준)는 26개다. 이 중 15개가 원금을 까먹고 있다.

지수의 움직임은 저조한 대신 개별 종목 장세가 두드러져 인덱스펀드의 성과가 부진했다. 지난 4월 선보인 레버리지인덱스펀드인 ‘삼성코스피200레버리지1’은 설정 이후 -20.27%, ‘미래에셋인덱스로코리아레버리지2.0자’는 -15.58%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2000을 넘었던 4월 설정되는 바람에 시장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펀드의 손실이 클 수밖에 없다. 반면 ‘우리1.5배레버리지인덱스자1’는 지수 1810선인 6월 말 설정, 4.68%의 수익률로 신규 펀드 중 상위권이다.

운용사들이 야심차게 내놨던 신규 펀드의 성과도 눈길을 끌지 못한다. KDB자산운용이 데이비드 전 운용부문 대표를 영입, 많은 자금을 모았던 ‘KDB코리아베스트하이브리드’(1144억원)와 ‘KDB코리아베스트’(448억원)는 각각 -1.05%, -1.55%의 수익률을 보였다. 또 상반기 김현욱 펀드매니저를 내세웠던 ‘유리국민의선택1’도 수익률이 -3.58%에 그쳤다.

반면 신생 펀드 중에서는 ‘한국밸류10년투자100세행복1’이 3월 설정 후 30.25%의 수익률을 올려 가장 돋보였다. 이 밖에 ‘미래에셋Focus1’(12.29%), ‘KB변액보험그로스1’(8.19%)의 성과도 양호한 편에 속한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대개 설정액이 적은 신규 펀드들은 적극적인 운용이 가능해 매니저 역량에 따라 성과가 큰 차이를 보인다”며 “해당 매니저의 장기 성과를 살펴보고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