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랑 대화를 가장 많이 하는 곳이 자동차 안이에요. 아버지한테 하고 싶은 말이 있을 때는 차에서 얘기하곤 하죠. 이런 평소 경험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대화’로 청소년부 대상을 받은 장재혁 감독(상일미디어고 2년·사진)은 “실제 아버지랑 단둘이서 찍은 영화라 촬영하면서 아버지한테 고마운 것도 많고 힘들고 아쉬웠던 점도 많았다”며 모든 영광을 아버지에게 돌렸다.

‘대화’는 부모와 자식의 소통 문제를 다룬 영화다. 이른 아침 아버지와 아들은 싸웠는지 서로 대화를 하지 않는다. 아들이 학교에 다녀오겠다고 해도 아버지는 텔레비전만 쳐다볼 뿐 눈길을 주지 않는다. 그러다 아들의 “아빠, 나 오늘 아빠차 타고 갈래” 하는 한마디에 아버지는 그제서야 뒤를 돌아본다.

그는 “요즘 부모님과 자식들 사이에 대화가 멀어지는 대화 단절 현상을 표현하고 싶었다”며 “자동차가 소통의 공간이 될 수 있겠다 싶어 29초영화제 출품작으로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킬빌’을 만든 쿠엔틴 타란티노 같은 감독이 되는 게 꿈이라는 그는 “상금은 일단 아버지께 일부 드리고, 카메라를 사고 싶다”며 “공부를 많이 해서 제가 만든 영화를 보고 남들이 얻어가는 게 많은 그런 작품을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인선 기자 ind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