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가 15일 후보 단일화 협상 중단 사태와 관련,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에게 사과했다. 하지만 안 후보는 “깊은 실망을 했다”며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문·안 후보 간 신뢰에 금이 가면서 단일화 협상이 중대 기로에 서게 됐다.

문 후보는 이날 부산에서 기자들과 만나 안 후보 측의 단일화 협상 중단 선언에 대해 “우리 캠프 사람들이 뭔가 저쪽에 부담을 주거나 불편하게 한 일들이 있었다면 제가 대신해서 사과를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창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안 후보에게 “이제 조금 화를 푸시고 다시 단일화를 협의하는 장으로 돌아와 주도록 부탁드린다”고 했다.

그러나 안 후보는 이날 저녁 기자들과 만나 “깊은 실망을 했다. 단일화는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며 “이대로 가면 대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안 후보는 또 “문 후보의 구체적인 행동과 후속 조치가 있어야 다음 단계의 협의를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전날 밤과 이날 오전 안 후보에게 두 번 전화를 걸어 오해가 있다면 풀자고 제안했지만 협상 재개 합의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후보 캠프는 ‘안철수 양보론’, 여론조사를 앞둔 조직적인 세몰이 등을 “구태정치”라고 비판하며 문 후보 측의 책임있는 조치를 거듭 요구했다. 이에 따라 이번 갈등은 문·안 두 후보가 직접 만나 결단하지 않으면 해법을 찾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형호/허란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