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야권후보 단일화'] 안철수 "문 후보 상황 잘 몰라" 압박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는 15일 단일화 협상 중단과 관련,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사과를 했지만 수용하지 않았다. 안 후보는 사과만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라며 문 후보 측의 책임 있는 조치를 거듭 촉구했다.

안 후보는 이날 저녁 기자들과 만나 협상을 중단한 이유에 대해 “옛날 방식의 경쟁, 상대를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고 경쟁상대로만 인식하다 보면 무리하게 진행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한쪽 지지자의 마음이 떠날 수 있다”며 “단일화 과정에서 정말로 중요한 것은 새정치의 모습을 보이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양보론 유포, 여론조사 독려 메시지 발송, 과도한 조직동원 등 민주당의 행태를 비판한 것이다.

안 후보는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협상 중단을 결정한 것 아니냐는 시각에 대해 “냉정하게 보면 제가 손해볼 수 있다고 생각했음에도 결정을 내렸다”며 “국민께 송구스러운 마음인데도 중단을 결정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이대로 가면 후보단일화를 해도 대선에서 진다는 절박한 위기감 때문”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합의한 다음날부터 합의에 반하는 일들이 생겼다. 심각한 사안들에 대해서는 여러 경로를 통해 문 후보에게 전달하라고 했는데 (전화 통화를 해보니) 그 부분을 잘 모르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과의 진정성은 믿지만 문 후보가 사태를 먼저 파악하고 구체적인 행동과 후속조치를 하는 게 필요하다”며 “조치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현재 논의가 진행 중인 새정치공동선언문에도 이번 단일화 과정에 대한 부분이 포함돼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구태정치에 대한 개선책을 선언문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의미다. 단일화 시한을 넘기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가정에 대해 말하지 않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한편 안 후보는 단일화 국면에서 민주당 인사들과 개별 접촉에 들어갔다. 안 후보는 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앞으로 의견이 있으면 언제든 연락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상은 ‘비문(비문재인)’으로 분류되는 인사 30여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