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풍경] 나폴레옹의 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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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나폴레옹의 부인 조세핀은 장미광(狂)이었다. 그는 제위를 이을 왕자를 낳지 못해 나폴레옹과 이혼한 후 파리 서쪽 말매종 성에서 살았는데 이곳에 세계 최초의 장미 정원을 가꾼다. 그는 전속 정원사를 외국에 보내 온갖 장미 종자란 종자는 다 모아 오게 했다.
나폴레옹도 조세핀의 장미 수집 작업을 열심히 거들었다. 해외 원정 중인 부하들에게 훈령을 내려 새로운 장미 종자를 말매종으로 수송할 것을 명했다. 이렇게 해서 조세핀이 생전에 모은 장미만 200여종에 달했다고 한다. 이후 개량 기술이 획기적으로 발달, 1910년께 장미는 8000종의 품종을 자랑하게 됐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많은 장미 종자를 보존한 곳은 독일 상거하우젠의 유로파 장미정원으로 모두 2000여종의 장미를 만날 수 있다.
유럽을 온통 전쟁터로 만든 나폴레옹이 장미 보급의 일등공신이라는 사실은 왠지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