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공산당 총서기 취임 이후 관심은 중국의 차기 금융 권력의 향방에 맞춰지고 있다. 14일 폐막한 공산당 제18차 전국대표대회 결과 셰쉬런(謝旭人) 재정부장과 저우샤오촨(周小川) 인민은행장이 중앙위원에서 탈락해 교체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6일 러우지웨이(樓繼偉) 중국투자공사(CIC) 회장과 샹푸린(尙福林) 은행감독위원회 주석, 궈수칭(郭樹淸) 증권감독위원회 주석, 샹쥔보(項俊波) 보험감독위원회 주석, 샤오강(肖鋼) 중국은행 이사장 등을 앞으로 중국 금융을 이끌 5인으로 꼽았다.

러우지웨이와 궈수칭, 샹쥔보, 샤오강은 이번 당 대회에서 새로 중앙위원에 선임됐다. 샹푸린은 2007년부터 중앙위원을 맡고 있다. 장관급 이상 고위 관료는 중앙위원들 중에 선임되므로 시진핑이 국가 주석으로 취임하는 내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 이후 중국 경제권력은 이들을 중심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셰쉬런에 이어 재정부장을 맡을 인물로는 러우지웨이가 유력하다고 SCMP는 분석했다. 경제 관련 경험이 풍부한 데다 차기 국무원 총리로 내정된 리커창(李克强)의 측근이기 때문이다.

차기 인민은행장은 샹푸린, 궈수칭, 샹쥔보 등 은행 증권 보험 감독수장이 3파전을 벌이는 구도다. 샹푸린이 관록에서 다른 후보들을 앞서고 있지만 샹쥔보 등의 도전도 만만치 않다. 세 사람 중 한 사람이 인민은행장에 오르면 샤오강이 그 자리를 맡아 해당 감독당국을 이끌 것으로 점쳐진다.

중국의 차기 경제 지도부는 중국 자본시장의 점진적인 해외 개방과 시장상황을 반영한 금리결정 구조 수립 등의 과제를 안고 있다. 위안화를 이용한 무역결제를 확대해 위안화 국제화의 발판을 마련하는 것도 달성해야 할 목표다.

보수적인 색채가 강해진 당 정치국 상무위원들과 달리 ‘차기 5인’은 모두 금융시스템 개혁에 적극적이라는 평가다. 러우지웨이는 1994년 외환관리제도 개혁을 이끌었고 2007년 CIC 출범작업도 주도했다. 2000억달러(약 218조원)를 운용하는 CIC를 경영하며 국제 금융시장에 밝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샹쥔보는 시장친화적인 인물로 평가된다. 궈수칭도 “중국경제의 특수성을 과도하게 강조하는 것은 중국에도 도움되지 않는다”는 소신을 종종 피력해 왔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