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집마련, 매매보다 경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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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시장 침체로 집값 하락이 장기화되면서 법원 경매시장을 통한 내집 마련 희망자들이 몰리고 있다.
부동산경매 정보업체인 부동산태인은 지난달 서울 아파트 경매 입찰자 수가 1622명으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19일 밝혔다. 1월 938명, 2월 944명 등 900명대에 그쳤던 연초보다 75%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주택수요가 이처럼 경매로 몰리는 이유는 일단 집값이 기존 주택시장보다 저렴한 데다 최근 들어 경매물건도 많아지고 있어서다. 서울 아파트 경매물건은 지난 1월 570건에서 10월 950건으로 66.7% 증가했다.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버블세븐’(서울 강남·서초·송파구·목동, 경기 분당·평촌·용인 등) 지역에서도 매달 500~600개씩 경매 아파트가 나오고 있다.
실수요자들이 몰리면서 경매를 본업으로 하는 이들의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전업 투자자인 김모씨(34)는 올 들어 다섯 차례나 2등으로 탈락했다. 최근 2위로 떨어진 서울 명일동 우성아파트 전용면적 84㎡형의 경우 낙찰가(4억1700만원)와 그가 써낸 2위 입찰가(4억55만원)의 차이가 1000만원대에 불과했다. 김씨는 “실수요자들이 몰려와 워낙 공격적으로 참여하는 바람에 투자자들의 입지가 줄어들고 있다”고 푸념했다. 경매전문인 법무법인 열린의 정충진 변호사는 “법정지상권 유치권 선순위가등기 등 권리관계가 복잡한 물건이 아니고는 수익을 내기 어려운 게 요즘 현실”이라고 전했다.
수요자가 체감하는 하락폭이 작다는 것도 경매 인기의 한 요인이다.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올 들어 45주 연속으로 수도권 아파트값이 하락했지만 하락률은 연초 대비 3.51%에 그쳤다. 정대홍 부동산태인 팀장은 “아직도 집값에 거품이 끼었다는 인식이 강해 실수요자들이 경매시장을 선호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
부동산경매 정보업체인 부동산태인은 지난달 서울 아파트 경매 입찰자 수가 1622명으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19일 밝혔다. 1월 938명, 2월 944명 등 900명대에 그쳤던 연초보다 75%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주택수요가 이처럼 경매로 몰리는 이유는 일단 집값이 기존 주택시장보다 저렴한 데다 최근 들어 경매물건도 많아지고 있어서다. 서울 아파트 경매물건은 지난 1월 570건에서 10월 950건으로 66.7% 증가했다.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버블세븐’(서울 강남·서초·송파구·목동, 경기 분당·평촌·용인 등) 지역에서도 매달 500~600개씩 경매 아파트가 나오고 있다.
실수요자들이 몰리면서 경매를 본업으로 하는 이들의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전업 투자자인 김모씨(34)는 올 들어 다섯 차례나 2등으로 탈락했다. 최근 2위로 떨어진 서울 명일동 우성아파트 전용면적 84㎡형의 경우 낙찰가(4억1700만원)와 그가 써낸 2위 입찰가(4억55만원)의 차이가 1000만원대에 불과했다. 김씨는 “실수요자들이 몰려와 워낙 공격적으로 참여하는 바람에 투자자들의 입지가 줄어들고 있다”고 푸념했다. 경매전문인 법무법인 열린의 정충진 변호사는 “법정지상권 유치권 선순위가등기 등 권리관계가 복잡한 물건이 아니고는 수익을 내기 어려운 게 요즘 현실”이라고 전했다.
수요자가 체감하는 하락폭이 작다는 것도 경매 인기의 한 요인이다.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올 들어 45주 연속으로 수도권 아파트값이 하락했지만 하락률은 연초 대비 3.51%에 그쳤다. 정대홍 부동산태인 팀장은 “아직도 집값에 거품이 끼었다는 인식이 강해 실수요자들이 경매시장을 선호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