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길걷다 중심 잃으면 중풍 의심
고혈압 환자인 박모씨(60). 길을 걷다 중심이 한쪽으로 쏠리는 느낌이 들고 사물이 두 개로 보이는 일이 생겨 급히 병원을 찾았다. 진단 결과 박씨는 병명은 중풍전조증. 다행히 빠르게 진단을 받아 치료한 덕분에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기온이 영하로 뚝 떨어지면서 중풍으로 고생하는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의학계에서는 환절기나 추운 겨울에 중풍 발병이 급증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중풍은 일단 발병하면 심각한 후유증이 생기거나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병증 발생 1~2일 전에는 운동, 감각 등에 변화가 생기는데 이때 병원을 빨리 찾아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한방내과 고창남 교수(사진)는 “중풍이 발생하기 전에 나타나는 증상을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은데 평소와 다른 증상이 나타난다면 곧바로 진료를 받아야 한다”며 “고혈압, 당뇨, 심장병이 있거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중풍 예측 프로그램을 통해 위험도를 미리 관리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중풍뇌질환센터 한방내과에서는 중풍 발생 위험도를 평가하는 ‘중풍예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5년 내 병증이 발생할 확률을 미리 예측하는 방식으로 나이, 성별, 키, 체중, 혈압 등의 기본 내용을 토대로 혈액검사, 소변검사, 기타 기호품인 흡연과 음주여부 등을 기초로 판단한다.

이 프로그램은 일본 쓰쿠바대에서 출발했다. 이바카키현에서 1993년 건강검진을 받은 9만6000명의 예후를 10년간 추적 조사해 관찰한 역학조사 데이터에 기초해 개발됐다. 동양인인 한국인에게 보다 적합한 프로그램이라는 게 병원 측의 설명이다.

중풍 예방을 위해서는 위험인자를 관리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55세 이상의 연령에서는 매년 건강검진을 받는 것이 좋고 스트레스, 긴장이 심하거나 혈압이나 당뇨, 심장병이 있는 사람들은 특별히 건강관리에 주의해야 한다.

중풍 예방을 위해 금연은 필수다. 매일 30분 이상 체력의 70% 정도를 소모해 땀이 나고 약간 숨이 차는 정도의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순환신경내과는 자체 개발한 한약 ‘청혈단’을 추천한다. 청혈단은 혈관내피세포의 손상과 이로 인한 동맥경화진행을 억제하는 캡슐형태의 한약이다. 기초 및 임상연구에서 혈압강하 효과, 고지혈증 개선효과, 세포의 자연사억제효과, 항산화효과, 항염증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청혈단 600㎎을 하루 1회씩 2년간 투여한 소혈관경색 환자의 재발 억제율은 88% 수준으로 아스피린 등 기존의 항혈소판제를 복용한 사람들보다 억제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에 보고되기도 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