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백령도 기습점령 시나리오 완성
북한이 연평도 포격 도발을 일으킨 지 23일로 2년을 맞는다. 북한은 언제든지 도발을 일으킬 수 있도록 전력을 대폭 증강 배치하고 훈련 강도를 높였다. 북한군은 북방한계선(NLL) 이남의 남측 서북도서를 기습 공격하는 시나리오를 짜는 등 작전 개념을 공세적으로 전환했다고 우리 군 당국자가 20일 밝혔다.

군의 한 고위 소식통은 이날 “북한군은 지난 5~8월 서해안의 북한측 초도에서 육·해·공군이 대규모로 참가한 상륙훈련을 반복 실시했다”며 “서북도서 기습 점령을 위한 시나리오를 완성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북한은 MI-2, MI-4, MI-8 등 50여대의 공격 헬기를 백령도에 인접한 황해도 태탄과 누천 공군기지에 분산 배치해 기동 훈련을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백령도 북동쪽에서 30여㎞(직선거리 기준) 떨어진 고암포에 대규모 공기부양정 기지를 완공했다. 공기부양정 70여대를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길이 34m의 공기부양 전투함(170t)에는 앞과 뒤쪽에 57㎜ 기관포 1문, 30㎜ 기관포 1문이 장착돼 있다.

백령도 등을 기습 공격할 경우 병력을 신속히 실어나르는 역할을 맡는다. 고암포 기지에서 백령도까지 약 17분 만에 도달할 수 있다고 군 관계자는 밝혔다. 북한은 또 우리 서북도서를 겨냥해 4군단 조직을 개편, ‘서남전선사령부’를 창설했다.

북한군 전력의 상당수가 노후화된 것은 취약점으로 꼽힌다. 헬기는 옛 소련제로 기동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기부양정은 선미의 프로펠러나 공기를 주입하는 가죽이 기관총에 맞으면 회전이 멈추거나 터져 무용지물이 된다.

우리 군은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대대적인 서북도서 전력 증강 계획을 세웠으나 일부 무기의 배치가 지연되고 있다. 갱도 안에 있는 북한 해안포를 정밀 타격할 수 있는 이스라엘제 스파이크 미사일과 지상 10㎞ 상공에서 북한 해안포 부대를 감시하는 전술비행선은 당초 올해까지 도입할 예정이었으나 내년으로 미뤄졌다. 영상 촬영 거리가 늘어난 무인정찰기(UAV)를 올해 중 배치할 계획이었지만 사업자 선정 과정의 잡음으로 인해 연기됐다. 다만 K-9 자주포 등은 증강 배치됐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