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엄청난 달러를 찍어내 서민에게 뿌리는 미국을 ‘기생충’이라고 거칠게 비난하고 있다. 신흥국가는 땀흘려 수출해 달러를 버는데, 미국은 공짜로 엄청난 달러를 찍어내는 점을 문제삼는다. 중국도 더는 못 참겠다는 분위기다.

미국의 재정절벽 해소는 내부적 타협보다 이들 국가와의 외부적 타협이 더 중요하다. 미국이 돈을 풀어도 그 돈이 투자될 수 있는 무대를 이들 국가가 만들어줘야 하기 때문이다.

중국의 경우, 내수를 빠른 기간 내에 늘리려면 금리를 올려 서민의 금융소득을 증대시켜줘야 한다. 또 국영기업 민영화를 통해 부를 민간으로 이전시켜야 한다. 여기에는 기득권을 가진 공산당의 희생이 필요하다. 만일 중국이 대승적 차원에서 이런 양보를 할 때, 미국이 중국을 포함한 세계의 소비자들에게 줄 수 있는 선물은 무엇일까. 답은 에너지 가격 인하다. 미국은 셰일가스 혁명을 통해 유가를 확실히 끌어내릴 수 있다.

세계경제가 생존을 위해 이런 대타협안을 마련한다면 수혜주는 중국 등 아시아 소비 관련 산업, 그리고 에너지 가격 하락에 따른 전기가스업이 될 것이다. 운송주도 연료비 하락의 수혜가 예상된다. 경기민감주는 경기회복 정도를 봐가며 따라가도 늦지 않다. 정유주도 유가가 떨어지면 원료 가격 하락의 수혜를 볼 수 있지만 가스가 석유 수요를 얼만큼 잠식할지 확인이 필요하다.

비관적인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 지니계수가 0.5를 넘어 소득격차가 극심해지면 폭동으로 이어진다는 보고가 있다. 이런 국면에서 믿을 것은 금과 곡물뿐이다. 하지만 극단적인 가정을 하기에는 이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