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벤처기업인 1세대인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사장(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이사장)은 한국의 성장동력이 꺼져가고 에너지가 소진된 만큼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을 통해 반전의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창조적 명품을 만들어내고 한국보다 기초과학이 10배 정도 강한 일본마저 붕괴 중”이라며 “한국은 그나마 유일한 자산이던 기업가정신이라는 열정마저 식어 문제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한국 경제가 직면한 성장 둔화와 일자리 감소를 해결하기 위해 대한민국 창업 1세대들이 가졌던 기업가정신을 되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위험을 감수하고 창조와 혁신을 이뤄내려는 도전의식인 기업가정신으로 재무장하자는 것이다. 한국경제신문은 올해로 5회째인 ‘기업가정신 주간(11월26일~12월1일)’을 맞아 기업가정신 복원 방안을 찾아보기 위해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 지난 21~24일 전국 성인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국민들은 한국 경제 발전의 원동력이던 기업가정신이 크게 위축됐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은 기업가정신이 가장 활발했던 시기로 1980년대(23.2%)와 1970년대(20.9%)를 꼽았다. 이때와 비교해 현재의 기업가정신 점수(5점 만점)를 매겨 달라는 질문에 평균 3.04점을 줬다. 3점으로 평가한 사람이 40.7%로 가장 많았고 0점을 준 사람도 4.8%였다.

기업가정신 위축 이유(중복 응답)로는 ‘기업인들의 위험 감수 의지 감소’(52.0%)를 가장 많이 지적했다. ‘고임금 및 강성 노조’(47.3%), ‘기업에 대한 부정적 사회 분위기’(31.3%), ‘기업 활동을 어렵게 하는 제도와 규제’(31.0%)를 지목한 사람도 많았다.

기업가정신을 회복하기 위한 과제는 △협력적 노사관계 구축(32.4%) △법·제도 정비를 통한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25.6%) △기업인들의 기업가정신 제고(24.4%) △친기업 분위기 조성(8.9%) 순으로 응답 비율이 높았다. 기업가정신이 가장 투철했거나 투철한 국내 기업인을 묻는 질문에는 고(故)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25.8%), 이건희 삼성 회장(9.1%), 고 이병철 삼성 창업주(8.3%) 등의 순으로 답변이 많았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