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공산당 총서기가 최고 실권자로 부상하면서 박준영 전남도지사(사진)와의 돈독한 우정이 화제가 되고 있다. 시 총서기와 박 지사는 지난 4월 베이징에서 단독으로 만나 환담을 나눴을 때 서로 ‘라오펑유(老朋友·오랜 친구)’라고 불렀다. 인구 13억명 중국 최고지도자와 도민 200만명의 자치단체장이라는 차이를 뛰어넘는 호칭이다. 박 지사는 최근 전남도청 집무실에서 기자와 만나 취임 일성으로 부패척결을 내세운 시 총서기를 “검소하고 소탈하며 업무처리가 매우 투명한 사람”이라고 평했다. 다음은 박 지사와의 일문일답.

▷시 총서기와는 언제 알게 됐나.

“7년 전 전남도지사로 취임한 이듬해였다. 전남도 자매결연지인 중국 저장성 당서기로 재임 중이던 시 총서기를 초청했다. 첫 만남에서 서로 호감을 갖게 됐고 4개월 뒤 중국을 답방하면서 가까워졌다. 그 후 전남의 초·중·고교와 중국 학교 간 상호방문, 공무원·농업기술 교류 등이 지금까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후에도 중국을 방문할 때 몇 번 만나 서로의 공통 관심사를 얘기하면서 우정을 쌓아왔다.”

▷두 사람의 관계가 오래 지속된 배경은.

“성격이 서로 비슷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는 우정과 의리 등 대인관계를 중시하는 사람이다. 사람을 만나면 진심으로 대하려고 노력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한번은 베이징에 갔을 때 우리 교민 기업인들을 만나 저장성에 대한 투자여건 등을 소개한 적이 있는데 그것을 계기로 상당수 우리 기업들의 저장성 투자가 이뤄지기도 했다. 이런 노력들이 그에게 좋은 인상을 줬던 것 같다.”

▷시 총서기는 어떤 사람인가.

“굉장히 사려 깊고 침착하다. 대화할 때 늘 미소를 짓고 검소하고 소탈한 복장으로 상대방을 편안하게 한다. 문제가 생기면 현장에서 공개적으로 의견을 들어 합리적인 결정을 즉시 내린다. 상대방 얘기를 경청하고 한마디도 절대 빠뜨리지 않는다. 이런 장점들이 그를 지도자의 자리에 오르게 하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본다. 그는 숫자에도 무척 밝다. 한국에 거주하는 중국인 수와 중국에 살고 있는 한국인 수까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현재 2300억달러인 한·중 무역규모가 2015년까지 3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

▷상하이임시정부 청사를 존치시키는 데에도 상당한 역할을 했다던데.

“2007년 여수엑스포 유치 활동을 위해 상하이를 방문했을 때 총영사관으로부터 상하이 임시정부 청사가 재개발계획에 따라 헐리게 됐다는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 당시 상하이 당 서기였던 시진핑을 만나 존치를 요청했다. 그는 관계자들과 10여분 동안 얘기하더니 그 자리에서 존치를 약속했다. 그가 한·중 우호관계를 얼마나 중요시하고 한국인들의 감정을 잘 이해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지난 4월 베이징에서 단독 면담 내용은.

“식량문제와 남북문제다. 지금은 중국이 식량 수출국이지만 언젠가는 식량 고갈의 위기가 닥칠 것으로 그는 보고 있었다. 안전한 식품 생산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그는 남북한은 형제라며 동북아 평화안정과 통일로 가기 위해 남북 간 대화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와 자신은 남북대화를 지지하고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무안=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