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온라인 여행시장은 쾌속 성장 중입니다. 유럽 미국에선 매년 5~8%,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선 23% 이상 성장하고 있죠. 일본의 온라인 여행시장은 2009년 1조2000억엔, 2010년엔 1조4000억엔으로 전년 대비 13% 이상 늘었는데 지난해부터 증가세가 더욱 가속화돼 라쿠텐트래블은 일본 내 47개 지역 가운데 41곳에서 일본 최대 오프라인 여행사인 JTB보다 송객 수가 더 많았어요.”

일본 최대 온라인 여행사인 라쿠텐트래블의 오카타케 마사시 대표(53·사진)의 말이다. 오카타케 대표는 1996년 히타치조선정보시스템에서 ‘타비노마도구치(여행의 창)’라는 인터넷을 이용한 호텔예약 서비스를 시작한 온라인 여행업의 선두주자다. ‘타미노마도구치’는 2000년 히타치에서 분리 독립한 뒤 라쿠텐그룹으로 인수됐다가 2002년부터 라쿠텐트래블로 독립, JTB에 이어 일본 여행업계 매출 2위 업체로 성장했다. 최근 한국경제신문 한경아카데미에서 ‘온라인 여행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한 오카타케 대표를 만났다.

“지난해 라쿠텐의 숙박일수는 3666만여박인데 JTB는 2021만박에 그쳤죠. 그런데 직원은 라쿠텐트래블이 400명, JTB는 2만명으로 50분의 1에 불과해요.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요? 권한 이양 덕분입니다. JTB 같은 기존 여행사들은 직접 상품을 팔지만 라쿠텐트래블은 숙박시설에서 상품을 팝니다. 현재 라쿠텐 시스템에 등록된 숙박시설은 일본 2만7193곳, 해외 6만1851곳입니다. 9만개에 가까운 숙박시설이 고객에게 직접 메일을 보내 마케팅을 해요. 웹페이지도 호텔들이 직접 꾸미고 사진, 동영상도 올립니다. 재고관리도 직접 하고요.”

대신 라쿠텐트래블은 모든 호텔에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한다. 본사 직원 400명 가운데 절반이 ‘인터넷 트래블 컨설턴트(ITC)’다. ITC 한 명이 100개 이상의 호텔을 담당하는 셈. 최근 개설한 하와이 대리점의 경우 직원이 3명뿐이다. JTB의 하와이 직원은 400명이다. 부산 대리점 직원도 3명에 불과하다.

“호텔 예약 서비스를 처음 시작했을 땐 일본의 인터넷 사용자가 300만명뿐이었어요. 하지만 좋은 비즈니스모델과 인력이 있으므로 절대 실패할 수 없다고 자신했습니다. 20㎏이 넘는 짐을 들고 하루 6곳씩 호텔을 방문해 설득했죠. 영업이란 걷는 것이고 비즈니스는 땀을 흘리는 것이니까요. 그 결과 처음에 300만명이던 이용자가 1999년 2500만명으로 급증했고, 흑자로 돌아섰죠.”

라쿠텐그룹의 계열 기업과 연계한 통합 마케팅도 장점이다. 신용카드, 증권, 통신, 은행, 보험, 호텔, 여행, 구직사이트 등 라쿠텐 그룹의 다양한 서비스를 하나의 ID로 이용하고 포인트를 통합 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쇼핑하면서 적립한 포인트로 해외여행도 갈 수 있다는 얘기다. 현재 라쿠텐그룹의 온라인 회원은 7800만명가량. 이 중 열성 회원이 3000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세계 13개국에 진출한 라쿠텐트래블이 요즘 특히 신경쓰고 있는 건 소셜미디어를 통한 마케팅이다. 지난 7월 현재 라쿠텐트래블의 고객 리뷰는 619만여건. 트위터 팔로어가 6만4000명에 이른다. 오카다케 대표는 “온라인 여행이 성장하는 비밀은 이용자 스스로 취향에 맞춰 간편하게 여행을 기획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며 ”소셜 마케팅과 쌍방향 소통으로 새로운 니즈도 창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올해 출하된 스마트폰은 전체 휴대전화 출하 대수의 절반을 넘는다”며 “2015년에는 전체 계약건수의 절반 이상이 스마트폰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온라인의 국경을 없앨 겁니다. 지금까지는 일본에서 외국으로 나가는 아웃바운드에 주력했으나 내년부터는 미국에서 한국, 중국으로 가는 여행을 중개하는 ‘아웃 투 아웃(out-to-out) 서비스’도 시작할 겁니다. 라쿠텐에 등록된 해외호텔이 6만개를 넘으니까요. 이를 위해 중국 대만 등의 온라인 여행사를 인수·합병하거나 제휴를 강화하고 있지요.”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