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필리핀에 MLCC 증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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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 日 무라타제작소를 잡아라"
내년까지 1600억 투자
2015년 글로벌1위 목표
내년까지 1600억 투자
2015년 글로벌1위 목표
삼성전기가 필리핀에 대규모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공장을 증설한다. MLCC 시장 1위인 일본 무라타제작소가 필리핀에 공장을 짓기로 하자 맞대응에 나섰다. 1980년대 후반 MLCC 사업에 뛰어들어 20년 만에 2위에 오른 삼성전기는 2015년 글로벌 1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지난주 삼성전자로부터 필리핀 칼람바시티에 자리잡은 필리핀 공장을 매입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삼성전자는 이곳에서 광디스크드라이브(ODD)를 생산해왔으나 지난 8월 생산설비는 한국옵티스에 매각하고, 이번에 공장 건물과 부지를 삼성전기에 판 것이다. 삼성전기의 매입가는 수백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삼성전기는 이곳에 약 1600억원을 투자해 내년 2분기까지 MLCC 제2 필리핀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수원, 부산, 중국 톈진과 빈하이, 필리핀 등 전 세계 5곳에서 MLCC를 생산한 삼성전기는 올 9월 말까지 생산량 5176억개 중 3분의 1가량인 1870억개를 필리핀에서 만들어왔다. 제2 공장이 완공되면 필리핀은 톈진을 제치고 최대 생산기지가 된다.
삼성전기가 공장 증설에 나선 것은 1위(점유율 36%) 무라타를 따라잡기 위해서다. 무라타는 지난해 주력 생산기지이던 태국 공장이 홍수 피해를 입은 뒤 필리핀에 33만㎡(약10만평) 규모의 대규모 공장을 짓는 중이다. 점유율 20%로 쫓아가는 삼성전기도 이에 뒤질세라 생산 능력 확장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기는 80년대 후반 MLCC 시장에 진출한 뒤 20여년간 무라타 TDK 다이요유덴 롬(Rohm) 등 6~7개 일본 업체들이 장악한 시장에서 악전고투했다. 삼성전기가 초고용량 MLCC 개발에 성공하며 2008년 2위에 등극하자 일본 업체들은 가격을 내리며 치킨게임을 주도했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2010년보다 36% 줄었고, 일본 업체들도 줄줄이 적자를 냈다. 업계 6~10위권이던 롬과 파나소닉전자부품(PED)은 수익성 악화를 견디지 못해 MLCC 사업을 중단했다.
메릴린치는 지난달 30일자 보고서에서 “MLCC 시장은 상위 4개 업체 중 무라타 삼성전기 등 선두권과 다이요유덴 TDK 등 하위권 간 간격이 크게 벌어졌다”며 “선두권 두 회사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삼성전기 고위 관계자는 “MLCC 시장엔 이제 선두업체 두 곳만 남았다”며 “2015년까지 1위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MLCC를 만드는 삼성전기 칩부품사업부의 지난해 회사 내 매출 비중은 28%였으나, 영업이익 비중은 41.9%에 이른다.
■ MLCC
적층세라믹콘덴서. 전기를 저장했다가 공급하는 초소형 부품으로 스마트폰, 노트북, TV 등 전자제품 및 자동차 등에 수십개에서 수백개씩 쓰인다.
김병근/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지난주 삼성전자로부터 필리핀 칼람바시티에 자리잡은 필리핀 공장을 매입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삼성전자는 이곳에서 광디스크드라이브(ODD)를 생산해왔으나 지난 8월 생산설비는 한국옵티스에 매각하고, 이번에 공장 건물과 부지를 삼성전기에 판 것이다. 삼성전기의 매입가는 수백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삼성전기는 이곳에 약 1600억원을 투자해 내년 2분기까지 MLCC 제2 필리핀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수원, 부산, 중국 톈진과 빈하이, 필리핀 등 전 세계 5곳에서 MLCC를 생산한 삼성전기는 올 9월 말까지 생산량 5176억개 중 3분의 1가량인 1870억개를 필리핀에서 만들어왔다. 제2 공장이 완공되면 필리핀은 톈진을 제치고 최대 생산기지가 된다.
삼성전기가 공장 증설에 나선 것은 1위(점유율 36%) 무라타를 따라잡기 위해서다. 무라타는 지난해 주력 생산기지이던 태국 공장이 홍수 피해를 입은 뒤 필리핀에 33만㎡(약10만평) 규모의 대규모 공장을 짓는 중이다. 점유율 20%로 쫓아가는 삼성전기도 이에 뒤질세라 생산 능력 확장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기는 80년대 후반 MLCC 시장에 진출한 뒤 20여년간 무라타 TDK 다이요유덴 롬(Rohm) 등 6~7개 일본 업체들이 장악한 시장에서 악전고투했다. 삼성전기가 초고용량 MLCC 개발에 성공하며 2008년 2위에 등극하자 일본 업체들은 가격을 내리며 치킨게임을 주도했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2010년보다 36% 줄었고, 일본 업체들도 줄줄이 적자를 냈다. 업계 6~10위권이던 롬과 파나소닉전자부품(PED)은 수익성 악화를 견디지 못해 MLCC 사업을 중단했다.
메릴린치는 지난달 30일자 보고서에서 “MLCC 시장은 상위 4개 업체 중 무라타 삼성전기 등 선두권과 다이요유덴 TDK 등 하위권 간 간격이 크게 벌어졌다”며 “선두권 두 회사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삼성전기 고위 관계자는 “MLCC 시장엔 이제 선두업체 두 곳만 남았다”며 “2015년까지 1위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MLCC를 만드는 삼성전기 칩부품사업부의 지난해 회사 내 매출 비중은 28%였으나, 영업이익 비중은 41.9%에 이른다.
■ MLCC
적층세라믹콘덴서. 전기를 저장했다가 공급하는 초소형 부품으로 스마트폰, 노트북, TV 등 전자제품 및 자동차 등에 수십개에서 수백개씩 쓰인다.
김병근/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