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이 휴면 자동차보험금을 한번에 조회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된다. 휴면 자동차보험금은 지급 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2년이 지나 소멸시효가 완료된 보험금이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이 12개 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금 미지급 실태를 점검한 결과, 2010년 2월부터 올해 6월까지 누적된 휴면 보험금이 136억8000만원에 달했다. 법적인 지급 의무는 없지만 소비자 권익보호를 위해 스스로 조회한 뒤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금감원은 4일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자동차보험금 지급 실태점검 결과 및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주요 점검 대상은 △대차료, 휴차료, 시세하락손 등 간접손해보험금 △자기부담금 반환 △특약보험금 △휴면보험금 등이었다.

점검 결과 12개 손해사가 소비자에게 지급하지 않은 보험금은 326억4000만원에 달했다. 금감원은 지난 4개월간의 실태점검 기간에 이 중 168억5000만원을 지급하도록 조치했다. 항목별로는 △간접손해보험금 125억5000만원 △자기부담금 납입 초과분 반환 3억3000만원 △특약보험금 21억3000만원 △휴면보험금 18억5000만원 등이다.

아직까지 미지급된 157억8000만원은 대부분 휴면보험금(136억8000억)이다. 휴면보험금은 건당 평균 약 6만7000원의 소액이다. 소비자들이 청구를 포기하거나 피해자와 연락이 두절되는 등의 이유로 지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게 보험사들의 설명이다.

금감원은 이에 따라 각 손보사의 휴면 자동차보험금 자료를 보험개발원에 집중해 소비자가 직접 조회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확인된 휴면 보험금에 대해서는 소비자가 보험사에 지급을 청구할 수 있게 된다.

이와 함께 소액보험금을 손쉽게 받을 수 있도록 소비자가 자동차보험에 가입할 때 본인 명의의 은행계좌를 등록하는 방안도 마련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휴면보험금 조회시스템은 전산 구축 등에 걸리는 시간을 감안할 때 내년 2~3월쯤 시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