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8강' 무역 코리아] 수출 CEO 1000명 "품질 경쟁력, 내년엔 선진국 뛰어넘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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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협회, 수출산업 실태조사
농산물·섬유·생활용품 등 시장 여건 호전…가격 경쟁력 높아져 채산성 좋아질 것
중소기업 정책자금 조달 체계는 개선 필요
농산물·섬유·생활용품 등 시장 여건 호전…가격 경쟁력 높아져 채산성 좋아질 것
중소기업 정책자금 조달 체계는 개선 필요
한국 수출제품의 품질 수준이 내년에는 선진국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어려운 대외 여건 속에서도 향상된 품질 경쟁력으로 내년 수출이 호전될 것으로 기대됐다.
한국무역협회가 실시한 ‘수출산업실태조사’에 따르면 선진국 제품의 품질을 100으로 봤을 때 한국 수출제품의 품질은 내년에 100.7이 될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는 98.5였다. 수출기업 1000곳의 최고경영자(CEO)와 수출담당 임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내년 수출 호전 전망
한국 수출기업들은 내년 수출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 여건에 대해 ‘호전될 것’이라는 응답은 올해 47.0%였지만 내년은 65.9%에 달했다. ‘비슷할 것’이라는 답변은 46.1%에서 24.9%로 감소했다. ‘악화될 것’이란 응답은 6.9%에서 9.3%로 증가했는데, 업종별 차이를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농수산물, 섬유, 생활용품 업종은 긍정적인 반면 전기전자, 철강, 화학 등은 부정적이었다. 또 중소기업보다는 대기업이 수출을 낙관했다.
수출채산성(수출액 대비 이익률)도 내년에 더 좋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수출채산성은 15.1%로 전년(16.4%)보다 감소하겠지만 내년에는 15.7%로 다소 높아질 것으로 집계됐다. 채산성이 개선되는 이유로는 ‘수출단가 변동’(47.6%)을, 악화 이유로는 ‘환율변동’(39.6%)을 가장 많이 꼽았다. 특히 내년 환율에 대해서 응답자의 72.6%가 ‘금년보다 원화 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환율의 안정적인 운용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는 원화 강세에 따른 수출 악영향을 가격 경쟁력으로 극복해야 한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김치중 무협 무역진흥본부장은 “불투명한 무역 환경에도 불구하고 수출 현장에서 긍정적인 목소리가 나와 다행스럽다”며 “이번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실질적인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수출 경쟁력도 향상될 듯
해외 경쟁업체의 종합경쟁력을 100으로 볼 때 한국 수출기업의 종합 경쟁력은 내년에 94.5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95.5에서 올해 92.8로 내려갔다가 다시 높아지는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100을 밑돌고 있어 최대 경쟁국인 중국 일본 등과 힘든 싸움이 진행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가격 경쟁력도 올해 94.2에서 내년 94.6으로 다소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물류비 등 수출 부대비용 절감과 임금 안정, 원자재 가격 하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품질 경쟁력도 내년에는 선진국을 추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품질 경쟁력이 선진국에 앞설 것이라는 답변은 올해 37.5%에서 내년 39.3%로 높아졌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던 2008년에는 26.0%에 그쳤다.
올해 디자인 경쟁력은 선진국(100) 대비 96.5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디자인 경쟁력이 취약한 분야로는 ‘독창성’(43.6%)이 가장 많이 꼽혔고 다음은 구조 및 형태, 색상 및 도안, 사용 편의성 등의 순이었다.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생산성(36%)과 품질(23%)을 높여야 한다고 조사됐다. 또 한류 등으로 좋아진 한국의 이미지가 수출에 도움이 된다는 응답이 74.8%에 달해 국가 브랜드가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 자금 상황은 개선 필요
수출기업의 자금 사정은 대기업은 양호하지만 중소·중견기업은 그다지 좋지 못했다. 자금 사정이 ‘보통’이라는 응답은 대기업이 66.7%에 달했지만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은 각각 23.8%, 14.9%에 그쳤다.
외부 자금 조달에 대해서는 ‘호전됐다’는 응답(15.2%)보다 ‘악화됐다’(30.7%)가 더 많았다. 자금을 조달할 때 가장 큰 애로 사항으로는 37%가 ‘금융한도 부족 및 담보대출 관행’을 지적했다. 다음은 ‘과거 재무제표 위주의 대출심사’(13.8%)와 ‘환가료 등 외환수수료 부담’(10.7%) 등이었다.
정책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한 경험은 절반 정도(53.1%)가 갖고 있었다. 자금 사정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중소기업(55.3%)이 대기업(28.6%)보다 활용 경험이 더 많았다. 정책금융기관을 이용할 때의 문제점으로는 ‘소요자금 규모에 비해 부족한 자금지원’이 34.6%로 가장 많았다. ‘까다로운 자격조건과 심사’(23.4%) ‘복잡한 절차와 시간 소요’(17.9%) ‘일반금융회사와 비슷한 금리수준’(14.3%)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