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이사회, ING 인수 또 결론 못내 "검토할 것 많다"…일부 사외이사 반대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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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윤대 회장, 베이징 취중소동
사외이사와 신뢰회복이 관건
금융당국 "경위 파악할 필요"
사외이사와 신뢰회복이 관건
금융당국 "경위 파악할 필요"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를 결정하기 위해 5일 열린 KB금융지주의 임시 이사회에서 결론을 내지 못한 것은 인수가격과 보험산업의 미래 등을 둘러싼 어윤대 KB금융 회장(사진)과 사외이사들 간 인식차가 아직도 좁혀지지 않은 탓이다.
여기에 어 회장이 사외이사들과 지난달 중국에서 가진 저녁 식사자리에서 ‘취중 소동’을 빚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미묘한 분위기가 조성된 점도 이사회를 다시 열기로 결정한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KB금융이 오는 18일 이사회를 속개하기로 했지만 어떤 결론이 날지는 섣불리 예단하기 힘든 상황이다.
○여전한 인식 차이?
이날 이사회에서도 일부 사외이사들은 ING생명 인수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개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KB금융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못했다는 것 자체가 인식차이를 좁히지 못한 데 따른 것”이라며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선 표결을 통한 인수안 처리가 점쳐졌다. 당초 거론되던 2조4000억원대보다 1000억원 이상 낮은 2조2000억원대로 인수가격이 결정된 것으로 알려진 만큼 표결로 입장을 정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됐었다.
그러나 KB금융 경영진의 인수안 보고에 사외이사들은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A사외이사는 “자료가 너무 많아 자세히 살펴본 뒤 다시 만나기로 했다”고 말했다. B사외이사도 “보고가 너무 방대했다”며 “계약단계에서 들여다 봐야 할 사안들이 생각보다 많아 다음에 결론을 내리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사외이사들은 여전히 보험산업의 불투명한 미래와 인수가격 및 인수시기의 적정성을 문제 삼은 것으로 전해졌다.
○어 회장의 ‘베이징 소동’ 변수되나
일각에서는 이날 외부로 알려진 어 회장의 ‘베이징 취중소동’이 KB금융의 복잡한 사정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금융감독원까지 진상파악에 나서면서 상황이 더욱 꼬였다는 시각도 없지 않다. 금감원은 이날 KB금융 부사장 2명을 불러 ING생명 인수를 둘러싼 경영진과 사외이사들 간의 갈등 과정에 대한 경위서 제출을 요구했다. 어 회장이 지난달 20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국민은행 현지법인 개소식에 참석한 뒤 사외이사 7명 및 임직원 20여명과 가진 저녁 자리에서 술잔을 던지고 고성을 지른 사건에 대해 소명할 것을 요구했다.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어 회장은 당시 술이 취한 상태에서 “ING생명 인수는 KB금융에 필요한 제2금융권 포트폴리오를 갖추기 위해 사심없이 추진하는 것인데, 왜 내 충정을 몰라주느냐”고 화를 내며 세 차례나 유리잔을 던진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의 경위서 요구에 대해 감독당국이 KB금융의 ING 인수에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낸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ING 인수 여부는 KB금융 이사회가 결정할 일”이라며 “그렇다고 하더라도 감독당국은 정상적인 과정과 절차를 거쳐 의사결정이 이뤄졌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18일 속개될 이사회에서 인수안이 통과되더라도 금융당국의 자회사 편입 승인이라는 절차가 남아 있다. 금융당국은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 △사업계획의 타당성 △자금조달의 적정성 등을 심사한다.
류시훈/박신영 기자 bada@hankyung.com
여기에 어 회장이 사외이사들과 지난달 중국에서 가진 저녁 식사자리에서 ‘취중 소동’을 빚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미묘한 분위기가 조성된 점도 이사회를 다시 열기로 결정한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KB금융이 오는 18일 이사회를 속개하기로 했지만 어떤 결론이 날지는 섣불리 예단하기 힘든 상황이다.
○여전한 인식 차이?
이날 이사회에서도 일부 사외이사들은 ING생명 인수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개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KB금융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못했다는 것 자체가 인식차이를 좁히지 못한 데 따른 것”이라며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선 표결을 통한 인수안 처리가 점쳐졌다. 당초 거론되던 2조4000억원대보다 1000억원 이상 낮은 2조2000억원대로 인수가격이 결정된 것으로 알려진 만큼 표결로 입장을 정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됐었다.
그러나 KB금융 경영진의 인수안 보고에 사외이사들은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A사외이사는 “자료가 너무 많아 자세히 살펴본 뒤 다시 만나기로 했다”고 말했다. B사외이사도 “보고가 너무 방대했다”며 “계약단계에서 들여다 봐야 할 사안들이 생각보다 많아 다음에 결론을 내리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사외이사들은 여전히 보험산업의 불투명한 미래와 인수가격 및 인수시기의 적정성을 문제 삼은 것으로 전해졌다.
○어 회장의 ‘베이징 소동’ 변수되나
일각에서는 이날 외부로 알려진 어 회장의 ‘베이징 취중소동’이 KB금융의 복잡한 사정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금융감독원까지 진상파악에 나서면서 상황이 더욱 꼬였다는 시각도 없지 않다. 금감원은 이날 KB금융 부사장 2명을 불러 ING생명 인수를 둘러싼 경영진과 사외이사들 간의 갈등 과정에 대한 경위서 제출을 요구했다. 어 회장이 지난달 20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국민은행 현지법인 개소식에 참석한 뒤 사외이사 7명 및 임직원 20여명과 가진 저녁 자리에서 술잔을 던지고 고성을 지른 사건에 대해 소명할 것을 요구했다.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어 회장은 당시 술이 취한 상태에서 “ING생명 인수는 KB금융에 필요한 제2금융권 포트폴리오를 갖추기 위해 사심없이 추진하는 것인데, 왜 내 충정을 몰라주느냐”고 화를 내며 세 차례나 유리잔을 던진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의 경위서 요구에 대해 감독당국이 KB금융의 ING 인수에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낸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ING 인수 여부는 KB금융 이사회가 결정할 일”이라며 “그렇다고 하더라도 감독당국은 정상적인 과정과 절차를 거쳐 의사결정이 이뤄졌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18일 속개될 이사회에서 인수안이 통과되더라도 금융당국의 자회사 편입 승인이라는 절차가 남아 있다. 금융당국은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 △사업계획의 타당성 △자금조달의 적정성 등을 심사한다.
류시훈/박신영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