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상욱 고려대병원 피부과 교수팀
남성 원형탈모환자, 홍삼 섭취 후 탈모진행방지는 물론 새롭게 머리카락 자라
24주후 모발 밀도 12% 증가(3㎠ 당 50개), 굵기 18% 증가 (0.082mm)
원형탈모환자, 홍삼+스테로이드주사 병용요법시 주사단독요법보다 효과적

홍삼을 꾸준히 복용하면 원형 탈모증 예방 및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임상결과가 국내 의료진에 의해 밝혀졌다.

손상욱 고려대병원 피부과 교수(사진)팀은 최근 탈모환자 131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실시한 결과, 홍삼이 남성형 탈모증은 물론 여성형 탈모와 원형 탈모증을 예방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 치료제와 병행할 경우 치료제만 단독으로 사용했을 때보다 효과가 크다는 점을 임상시험을 통해 최초로 입증했다.

종전까지 일본 및 국내연구진에 의해 홍삼이 모낭세포의 세포사멸(apoptosis)를 억제하고 새로운 모낭세포 성장을 유도했다는 연구결과는 있었지만, 임상시험을 통해 홍삼의 탈모 개선 효과가 입증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홍삼 성분 중 진세노사이드-Rb1, 20-진세노사이드 Rg3 등이 모발성장 촉진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동안 탈모 치료방법으로 국소도포제 또는 경구치료제 등의 치료제와 모발이식술 등이 있었지만 약물의 경우 심혈관계 장애, 피부 자극, 성기능 감소, 국소 염증, 기형유발 등의 우려가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특히 여성의 경우 약제 부작용에 대한 우려로 일부 국소도포제 외에는 공식적으로 승인된 치료약제가 없었다. 원형탈모증의 경우에도 남성형탈모증의 치료제로 이용됐던 경구치료제가 적용되지 않아 스테로이드 주사가 주로 사용돼 왔다. 하지만 여러가지 통증을 수반하면서 탈모환자들이 꺼려왔던 것이 현실이다.


손상욱 교수팀은 남성형 탈모환자 40명을 대상으로 24주간 홍삼분말을 1일 3회 1g씩 섭취하도록 하고 이중맹검을 실시한 결과, 대조군은 악화된 반면 홍삼섭취군에서는 모발밀도가 24주 후(139.15개/㎠, 55.76개/㎠) 3㎠당 50개가 증가하고, 모발굵기 역시 0.0675mm에서 0.0797mm로 약 18% 굵어지는 개선효과를 나타냈다.

또 여성탈모환자 41명을 대상으로 홍삼·국소도포제(3% 미녹시딜) 병용요법군의 경우 모발밀도는 최초 101.68개/㎠에서 24주 후 115.05개/㎠로 증가했다. 단독요법군의 경우에는 최초 95.50개/㎠에서 24주 후에 107.38개/㎠로 늘어났다. 피부과 의사패널단에 의한 임상사진 평가에서도 24주차에 병용요법군에서 1.26, 단독요법군에서는 평균 0.81로 55% 높게 나타났다.

이외에도 50명의 원형탈모환자를 홍삼·스테로이드주사 병용요법군과 주사 단독요법군으로 무작위로 나눈 후 12주후 비교한 결과, 병용요법군의 경우 모발밀도는 최초 44.27개/㎠에서 12주 후 101.39개/㎠로 증가했다. 단독요법군의 경우에는 최초 40.21개/㎠에서 12주 후에는 91.17개/㎠로 늘었다.

이번 연구결과는 홍삼이 탈모증상의 개선에 도움을 주면서도 경구치료제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부작용의 우려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는 점을 밝힌 것이다. 또 향후 탈모치료약제 개발의 초석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손 교수는 “부작용 등의 우려로 인해 경구치료제 섭취가 제한돼있는 여성탈모환자의 경우 국소도포제와 함께 홍삼 섭취시 개선효과가 컸고, 아직까지 경구치료제가 없는 원형탈모증의 경우에도 스테로이드 주사와 병행시 치료제 단독요법보다 효과가 크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손 교수는 이어 “시험대상자들을 대상으로 위장 관련 증상 및 발진 등의 이상반응을 보인 경우가 없었다는 점에서 안전성 또한 입증됐다”고 덧붙였다.

연구기간 3년에 걸쳐 수행된 이번 연구는 국제 SCI저널인 JGR(Journal of ginseng research)에 게재 됐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