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지지가 이번 대선의 최대 승부처인 부산·경남(PK)과 수도권의 민심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야당은 문 후보와 안 전 원장이 모두 부산 출신이기 때문에 여당 텃밭이었던 PK에서 40% 득표를 기대하고 있다. 여당은 PK의 ‘야풍(野風)’을 차단하며 4·11 총선에서 열세를 보였던 수도권의 지지율까지 끌어올려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새누리당은 7일 부산에 정몽준 공동선거대책위원장과 이재오 의원을 급파했다. 문 후보와 안 전 원장이 첫 공동유세를 벌이는 지역에 중량급 인사들을 투입해 맞불을 놓은 것이다.

정 위원장과 이 의원은 영도구 남항시장, 사하구 장림시장, 중구 자갈치시장 등 세 곳에서 공동유세를 했다. 일찌감치 선대위에 합류했던 정 위원장과 달리 친이(친이명박)계 좌장인 이 의원은 최근까지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와 각을 세우다 지난 2일에야 박 후보 지지선언을 했다.

이 의원과 함께 선거유세를 벌인 김해진 전 특임차관은 “이 의원이 6일 밤 당에서 급하게 요청이 왔음에도 흔쾌히 이를 수락했다”며 “그동안 박 후보에 비판적 목소리를 내온 이 의원이 박 후보 당선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게 부동층 표심을 잡는 데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명준 글로벌리서치 이사는 “PK와 수도권을 제외하면 지지율의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결국 부동층이 많은 PK와 수도권에서 누가 많은 표를 확보하느냐의 시소게임으로 대선전이 전개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민주당은 PK에서 지지율 40% 이상 획득을 목표로 하는 반면 새누리당은 이 지역에서 65% 이상의 지지율을 얻어야 대선에서 이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경제신문·글로벌리서치의 지난 5일 여론조사에서 PK의 박 후보 지지율은 58.0%, 문 후보는 34.9%였다.

서울의 경우 지난 총선에서 총 48개 의석 중 새누리당은 16개, 민주당은 30개를 차지했다. 경기·인천은 총 64개 의석 중 새누리당이 27개, 민주당이 35개를 가져갔다. 김 이사는 “대선은 총선보다 수도권의 젊은층이 더 많이 투표하기 때문에 여당이 이들을 공략하지 못하면 힘든 선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