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세계경제도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유럽 재정위기의 전염과 중국 경기회복의 지연, 미국의 '재정절벽(fiscal cliff)' 이슈 등에 따라 실물경제의 반영은 이제부터라는 비관론도 확대되고 있다. 그 어느때 보다 변동성은 커지고 있고, 투자심리도 급속히 위축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온라인미디어 [한경닷컴]은 국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이러한 불확실성 시대의 증시 향배와 핵심 투자전략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안전자산으로 쏠림현상이 너무 과도합니다. 역사적으로 유례가 없을 정도지요. 결국 내년 주식시장은 다시 풍부한 유동성 효과를 누리게 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김철범 KB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사진)은 13일 [한경닷컴]과 인터뷰에서 "내년 코스피지수는 예상 외로 크게 상승할 수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 증시를 둘러싼 5가지 긍정적인 요인

김 센터장은 내년 코스피지수가 1900~2350선 범주 안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지수 상단이 예상보다 더 크게 열릴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쳤다.

유동성과 경제 상황, 증시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기업 이익, 투자 심리란 다섯 가지 측면에서 모두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김 센터장은 "미국이 3차 양적완화(QE3) 정책을 내놓은 후 전 세계가 동참하면서 이미 유동성은 풍부한 상황"이라며 "안전자산으로 쏠림현상이 극단적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결국 이는 해소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재정절벽 이슈는 리세션(경기침체)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결국 해결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라며 "무엇보다 미국 고용시장이 회복되고 있고, 중국 경기도 다시 정상에 근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국내 기업들의 이익이 예상 외로 탄탄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 센터장은 "올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지수에 편입된 100개 기업의 이익 성장률이 10% 수준"이라며 "내년에는 22% 성장률을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됐다는 점에서 오히려 희망을 찾았다. 김 센터장은 "현재 미국 증시의 밸류에이션은 2000년대 초 '더블딥(Double Dip)' 때와 비슷하고, 중국 증시 밸류에이션은 12년래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며 "심리가 극도로 위축되고 있기 때문에 바닥권을 지나고 있다고 봐야한다"고 했다.

◆ 경쟁력 있는 기업을 찾는다면…IT株 '베팅'

내년 증시는 전형적인 '상저하고(上低下高)' 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따라서 주식을 매수할 기회를 노리는게 좋다는 분석이다.

김 센터장은 "리스크에 비해 얻을 수 있는 수익률이 클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는 베팅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수 상승기 초반에는 기존에 언더퍼폼(시장 수익률 하회)했던 업종들이 아웃퍼폼(시장 수익률 상회) 할 수 밖에 없다"며 "다만 그 이후에는 기업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는 업종을 주목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업종으로는 IT(정보기술)를 꼽았다.

김 센터장은 "최근 원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IT 업종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며 "하지만 삼성전자 등은 해외에서 분산생산을 해왔고, 최근 3년간 IT 업종의 환율 민감도는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 부문에서 '치킨 게임'이 끝나고, LTE 통신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경쟁력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며 "LG전자 또한 스마트폰 판매량이 호조를 보이고 있어 IT 업종을 내년 가장 유망한 업종으로 꼽는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